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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이슈 김학의 '성접대' 의혹

물증 확보·제한된 시간…'윤중천 리스트' 넘겨받은 수사단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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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압수수색으로 과거 김학의 사건 검찰수사 자료 확보

과거사위, 尹 진술 기반 한상대·윤갑근 등 유착 의혹 제기

당사자 강력반발 속 '조사거부' 尹 진술할 지 불투명

내달 중 마무리 계획…靑수사외압 등 남은 의혹도 다수

이데일리

한상대 전 검찰총장. (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한상대 전 검찰총장 등 전직 검찰 고위간부 3명을 이른바 ‘윤중천 리스트’로 지목하며 수사를 촉구해 공은 이제 검찰로 넘어왔다. 기존 김학의(63) 전 차관 성범죄 의혹과 청와대 수사외압 의혹에 이어 당시 수사팀의 부실수사 의혹까지 파헤쳐야 하는 검찰로선 부담이 매우 커 보인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학의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지난주 대검찰청을 압수수색했다. 수사단은 지난 2013~2014년 김 전 차관과 윤중천(58)씨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팀 컴퓨터와 관련 기록 등이 담긴 서버를 확보했다.

수사단은 자료 분석을 통해 두차례 모두 무혐의 처분을 내린 당시 검찰 수사의 적정성을 확인할 방침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외압 행사 의혹과 검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이 규명 대상이다.

과거사위는 전날 김 전 차관 등에 대한 경찰 수사 및 검찰의 두차례 수사가 총체적인 부실 수사라고 결론내렸다. 관심은 과거사위가 윤씨와의 유착 의혹을 제기한 한상대 전 총장과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박모 전 차장검사에 대해 수사단이 어떤 판단을 내릴 지로 모아진다.

과거사위에 따르면 한상대 전 총장은 2011년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당시 윤씨가 ‘한방천하 사건’과 관련해 자신에게 진정서를 제출하자 요구한 대로 수사 주체를 변경해줬다. 윤씨는 대검 진상조사단에서 한 전 총장에게 수천만원대 금품을 건넸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한다.

윤갑근 전 고검장은 2013년 김 전 차관에 대한 1차 수사 당시 서울중앙지검 차장검사였고 2차 수사 당시 대검 강력부장으로 수사 부서인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를 지휘했다. 조사단은 윤씨로부터 윤 전 고검장과 여러 차례 만나 골프나 식사를 함께 했고 그가 강원 원주 별장에 왔다는 내용의 진술을 받았다.

박 전 차장검사는 변호사 개업 후 윤씨가 소개한 사건의 수임료 중 일부를 리베이트로 지급해 변호사법 위반 정황이 나타났다.

그러나 뚜렷한 물증보다는 윤씨의 진술을 기반으로 한 전 총장과 윤 전 고검장의 유착 의혹을 제기한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윤씨는 지난 22일 강간치상 등 혐의로 구속된 이후 사실상 검찰 조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 ‘버티기’ 전략으로 다음달 4일까지인 구속기한을 채우고 법정에서 다투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런 상황에서 수사단이 윤씨로부터 당시 봐주기 수사 의혹을 입증할 구체적 진술과 자료를 받아낼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당사자인 한 전 총장과 윤 전 고검장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입장이다. 윤 전 고검장은 “윤씨를 전혀 모르고 골프를 하거나 별장에 간 사실은 더욱이 없다”며 조사단에 고소 등 법적대응 방침을 밝혔다.

조사단에서 김 전 차관 사건을 조사했던 박준영 변호사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사는 구체적 혐의와 증거 등 처벌 가능성이 있어야 개시할 수 있는 것”이라고 과거사위에 대한 비판의 글을 올렸다.

수사단에게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것도 문제다.

수사단은 다음달 4일 전까지 김 전 차관과 윤씨를 일괄 기소할 방침인 가운데 김 전 차관을 상대로 강간치상 등 성범죄 혐의 적용에 고심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수사외압 의혹의 경우 과거사위가 실행자로 지목한 당시 곽상도 청와대 민정수석(현 자유한국당 의원)과 이중희 민정비서관에 대한 소환조사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이런 사황에서 물증 확보로 당시 검찰의 부실수사 및 봐주기 수사 의혹까지 규명하기엔 시간적 한계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 달이 채 남지 않은 문무일 검찰총장 임기를 감안하면 수사단의 활동은 늦어도 6월 중으로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수사단은 기간 내에 최대한 신속하게 수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데일리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과 건설업자 윤중천씨.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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