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고학년 18명으로 구성된 67만뮤지컬메이킹팀이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센터 공연장에서 뮤지컬 ‘어린이가 행복한 나라’를 공연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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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건 다 안돼. 춤추고 노래하고 즐거워 보이는 건 다 모조리…(중략)…하기 싫은 것도 내가 결정할 수 없지. 한번이라도 나를 이해해봐요. 내가 행복한 게 아니에요.”
지난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센터 공연장에서 어린이 18명의 청아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영국 출신 록밴드 퀸의 노래 ‘We Will Rock You’에 맞춰 자신들의 꿈을 노래하고, 율동을 했다.
배경은 아침 등굣길이었다. 학교 가는 길에 만난 아이들이 학교에 바라는 것, 세상에 하고 싶은 이야기, 불만 등을 노랫말로 풀어냈다. “하고 싶은 게 많아. 시험은 없어져야 돼. 우린 아직 어린아이니까. 하고 싶은 것만 할 거야. 우린 아직 어린아이니까.”
공연 시작 후 10분가량이 지났을 때쯤 미국 팝스타 마이클 잭슨의 ‘Heal The World’로 음악이 바뀌었다. 어른들을 향해 관심과 사랑을 달라고 얘기하는 내용의 가사였다.
복지부가 포용국가 아동정책을 발표하는 이날 공연된뮤지컬 제목은 ‘어린이가 행복한 나라’였다. 관람석에는 복지부 장관 등 관료뿐만 아니라 서울 송파 지역아동센터에서 23명, 마포 인근 하늘초등학교 학생 70여명, 아동권리옹호 활동하는 중학생 20여명 등이 있었다.
뮤지컬은 초등학교 5~6학년으로 구성된 67만뮤지컬메이킹팀이 3주 동안 매일 4~5시간씩 준비해 만든 작품이었다. 공연을 이끈 이경화 감독은 직접 공연에 참여한 18명의 목소리를 엮어 가사를 썼다. 이 감독은 뮤지컬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말하는 ‘행복’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매일 5시간씩 연습하면서도 아이들은 힘들다는 얘기를 한번도 하지 않았다”며 “누구나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있는데 아이들이 뮤지컬을 통해 자신의 얘기를 전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뮤지컬은 작은 꿈이자 일종의 놀이였다. 공연에 참여했던 석촌초등학교 5학년 박민혜 학생은 “친구들과 놀 수 있는 장소가 매일 똑같은 놀이터뿐”이라며 “시설이 다양해졌으면 좋겠고, 학교서도 쉬는 시간이 늘어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여유가 더 생겼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춤과 노래를 좋아해 뮤지컬을 시작하게 됐다며 행복이란 ‘자신이 원하는 놀이를 자유롭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놀 권리, 즐길 권리가 보장되고, 혼자서도 안전하게 길거리를 다닐 수 있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정경수 기자/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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