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2분기 바닥론 수정되나]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익 컨센서스
전년동기比 59% 뚝...석달새 30%↓
SK하이닉스도 60%나 하향조정
업황 악화에 미중 무역분쟁 한몫
상장사 2분기 실적전망도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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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 조짐에 따라 국내 증시의 버팀목이 될 것으로 예상한 반도체 업황 반등 시점이 하반기로 늦춰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증권가는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의 2·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추가 하향하며 눈높이를 낮추는 분위기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두 기업의 실적 부진은 가뜩이나 얼어붙은 국내 증시의 상승 동력을 저하시킬 것으로 보인다.
3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59.4% 감소한 6조42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 말 8조6,269억원에서 3개월 만에 30% 낮아졌다. SK하이닉스 역시 같은 기간 2·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60.4% 하향 조정돼 8,81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84.2%나 줄어든 수준이다. 주가는 이달 들어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는 이날까지 4만2,250원으로 7.2%, SK하이닉스는 16.9% 각각 하락해 월간 기준 올해 최대 하락률을 나타냈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가격이 2·4분기 바닥을 찍고 하반기부터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최근 가격 회복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 낸드 시황의 급격한 악화 국면이 지속되고 있으며 수요의 가격 탄력성(가격 하락에 따른 수요 증가)은 현저하게 둔화된 상태”라며 주요 원인으로 여러 반도체 기업의 동시 다발적 공급 증가와 메모리 반도체가 사용되는 모바일·서버 등 제품의 수요 둔화를 지목했다. D램 업황 역시 지난 1·4분기의 판가 급락에도 고객사들의 구매 의사는 답보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은 지난해 59조원에서 올해 24조원으로 감소하고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장기화에 따라 2020년에도 22조원 수준까지 추가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최근 미중 무역분쟁에서 불거진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반도체 업황 회복의 걸림돌로 지목된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상황은 메모리 가격 하락 폭이 의미 있게 둔화되지 않고 3·4분기를 맞이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3·4분기 실적이 2·4분기보다 회복된다고 자신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김 센터장은 미국 마이크론이 화웨이에 대한 메모리 반도체 공급을 중단하면 그만큼의 물량을 다른 수요처에 공격적인 가격으로 판매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추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마이크론을 대신해 화웨이에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더라도 화웨이의 스마트폰 점유율 축소에 따라 효과가 반감되면서 결국 주가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전체의 2·4분기 실적 전망도 하향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추정치가 있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26개의 2·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38.5% 감소한 22조25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 말 27조7,469억원에서 3개월 만에 20.6% 하향 조정됐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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