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 농성장서 열린 영남권 노동자 결의대회.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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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한국 조선산업의 명운이 달려 있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간 기업결합이 노조의 강경 투쟁에 발목을 잡히면서 국내 조선산업이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노사 내부 갈등으로 인해 지난해 바닥을 찍고 회복세로 전환한 선박 발주량 마저 최근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31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들어 4월까지 국가별 선박 수주 순위가 중국 344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ㆍ140척) 45%, 한국 202만CGT(45척) 26%, 이탈리아 111만CGT(14척) 14%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7년 만에 중국을 제치고 글로벌 선박 수주 1위를 한국이 불과 4개월 만에 다시 2위 자리로 내려간 것이다.
이는 국내 조선사들이 높은 수주 경쟁력을 갖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올해 발주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LNG선 발주는 7척에 불과했다. 여기에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LNG선 발주 전망치를 기존 69척에서 55척으로 하향 조정,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전세계적으로 LNG소비량과 생산량이 늘면서 2016년 10척에 그쳤던 LNG운반선의 발주량도 지난해 76척으로 크게 증가했다"며 "이 중 66척을 국내 조선업체들이 수주하면서 중국을 제치고 다시 1위 자리로 올라 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글로벌 선박 수주 전망치가 갈수록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조선사들이 회생하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글로벌 선박 수주 물량 증가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 올들어 4월까지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769만 CGT로 전년동기의 1217만 CGT 대비 36.8%나 감소했다. 지난 4월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46척, 126만CGT를 기록했다. 3월 발주량 94척(289만CGT)과 비교하면 CGT 기준으로 무려 56% 감소했다. 지난해 4월 88척(196만CGT)과 비교해도 35% 줄었다.
업계는 글로벌 선박 수주 물량 감소세에 대해 미ㆍ중간 무역분쟁으로 세계 경제 및 물동량 전망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글로벌 선주들이 선박 발주를 미루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국내 조선사 고위 관계자는 "중국의 자국조선소 발주로 인한 결과라 해도 상반기가 마무리되는 지금 올해 수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수주에 매진해야할 때"라며 "올해 글로벌 선박 발주 전망치도 갈수록 하향 조정되면서 국내 조선업체들이 중국, 일본 등과 치열한 수주 경쟁을 해야 하는데 노사 문제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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