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전쟁에 이어 남중국해 문제 신경전…한반도 비핵화 공동노력에는 공감
미국 B-52H 전폭기 남중국해 비행·중국과 갈등 (PG) |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무역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도 팽팽한 신경전을 펴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 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 나란히 참석한 양국 국방 수장의 회담에서도 이 같은 기 싸움은 그칠 줄 몰랐다.
1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패트릭 섀너핸 국방부 장관 대행과 중국의 웨이펑허(魏鳳和) 국무위원 겸 국방부 부장은 전날 오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만났다.
회담 후 미 국방부 대변인인 조 부치노 중령은 "건설적이고 생산적이었다"고 밝혔고, 우첸(吳謙) 중국 국방부 대변인도 "솔직하고 우호적으로 대화했다"면서 안정적인 양국 군사 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또 양측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우첸 대변인이 전했다.
부치노 중령도 양 장관이 대북제재 실행과 관련해 양국 군이 더 잘 협력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양측은 회담 전부터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예고했다.
섀너핸 장관 대행은 회담 직전 기자들과 만나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 문제에 대해 "순전히 방어용이라고 한다면, 지대공 미사일과 장거리 활주로들은 지나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회담에서 웨이펑허 부장은 중국이 '미수복 지역'으로 간주하는 대만과 중국 사이에 있는 대만해협을 미국 함정이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치며 관통하는 데 강력하게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웨이펑허 부장은 그러면서 "미국은 주권 보호와 영토보존 문제에 있어서 중국군의 능력과 의지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러자 섀너핸 장관 대행은 1일 샹그릴라 대화 본회의 연설에서 공세 수위를 더 높였다.
섀너핸 장관은 "중국은 지역의 다른 나라들과 협력관계를 만들 수 있고 그렇게 해야 한다"면서 "다른 나라의 주권을 약화하고 중국의 의도에 대한 불신을 낳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은 충돌을 바라지 않지만, 전쟁에서 승리하는 능력을 갖추는 게 최선의 억제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상대방이 군사력으로 정치적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믿지 않도록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고 아시아의 동맹국들을 보호할 능력을 갖추기 위해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는 2일에는 웨이펑허 부장의 본회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웨이펑허 부장은 이 자리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미중 관계, 세계 안보에서의 중국의 역할 등을 거론할 것으로 전해졌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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