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을 선택할 때는 의료기관 인증과 적정성 평가 등급을 파악하고 재활치료 인원·기구 등이 충분한지 확인해야 한다 김동하 기자 |
인증·등급 함께 보고 병원 평가
요양병원의 시설과 인력, 의료 서비스의 질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지표가 의료기관 인증과 적정성 평가 등급이다. 인증은 인증과 불인증으로, 적정성 평가는 1~5등급으로 세분된다. 단 인증은 의료법상 요양병원이라면 의무적으로 받아야 해 변별력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 이를 보완하는 지표가 적정성 평가 등급이다. 등급이 높을수록 의사·간호사 1인당 환자 수가 적고 질환을 잘 관리한다는 의미다. 3개월 이상 장기 데이터를 토대로 욕창이 새로 생긴 환자, 체중이 감소한 환자의 비율 등을 따져 등급을 정해 신뢰할 만하다. 병원 평가 정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나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보유 인력·장비로 전문성 판단
암·치매·뇌졸중 등 중증 질환에 대해 정부·협회가 지정한 ‘전문’ 요양병원은 없다. 질환에 특화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홍보해도 실제로 혈액 투석기, 항암 치료장비 등 전문장비를 갖췄는지, 재활치료 인원·기구는 충분한지 등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경과·재활의학과 등 중증 질환을 관리할 수 있는 전문의가 있는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병원 평가에서 입원 환자(질병) 현황을 찾아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해당하는 중증 환자의 비율이 높은 곳은 보다 전문적인 진료 시스템을 갖춘 곳이라 볼 수 있다.
일상 복귀 돕는 다양한 프로그램
요양병원의 재활 프로그램은 다양할수록 좋다. 예컨대 뇌졸중 환자는 근력·보행능력을 높이는 운동치료와 인지기능·삼킴장애를 개선하는 작업치료를 병행해야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앞당길 수 있다. 최근에는 운동이나 노래 등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요양병원도 늘고 있다. 환자에게는 삶의 활력을 불어넣고 외로움을 달랠 좋은 기회다.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종류나 주말에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있는지 등을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다. 가족·자원봉사자 등 외부인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많은지도 눈여겨봐야 한다. 외부인이 자주 찾을수록 병원은 환자 관리·운영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보호자 아닌 환자 중심 위치 선정
요양병원은 보호자가 아닌 환자가 생활하는 곳이다. 따라서 보호자가 방문하기 편한 곳만 고집하기보다 치료의 전문성과 목욕·휴게실 등 편의시설, 주변 환경 등을 환자 입장에서 고려해 병원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도심 지역에서 떨어져 있는 요양병원은 의사·간호사 등 의료진이 충분히 확보됐는지, 응급상황 발생 시 연계한 병원으로 빠른 이송이 가능한지를 꼭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의료진만큼 중요한 간병인 역할
요양병원은 치료와 돌봄이 함께 이뤄지는 공간이다. 의사·간호사만큼 환자를 돌보는 간병인의 역할도 중요하다. 간병인이 맡는 환자가 너무 많으면 억제대(환자의 신체를 묶어 행동을 제약하는 끈)를 쓰기 쉽고 욕창 등 피부 질환이 발생·악화할 위험이 크다. 전문가들은 4~7인당 최소 1명 이상 간병인이 활동하는 곳을 찾도록 권한다. 간병인의 표정·행동이 밝고 활발한지, 의사소통은 원활한지 등도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간병인이 한 곳에 자주 모여 있거나 병실을 비우는 시간이 길다면 환자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므로 주의한다.
상식 밖으로 저렴한 비용은 경계
요양병원 입원비는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간병인 비용, 상급병실료(3인실 이하), 한방치료 여부, 소모품(기저귀) 사용 등 비급여 항목이 많아 비용 차이가 크다. 비급여 항목을 제외한 입원비는 중증 질환이 없는 노인 환자의 경우 매달 70만원, 전문 재활치료가 필요한 노인 환자는 매달 120만원 이상이다. 이보다 입원비를 낮게 부르거나 시설·위치가 비슷한 다른 병원보다 비용이 너무 저렴한 곳이라면 경계해야 한다. 병원이 손실을 감수하면서 환자에게 제대로 된 치료·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요양병원에서 낙상으로 인한 골절과 피부병인 옴에 걸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위생·안전 관리 상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낙상 예방을 위해 이동 시 바닥 턱에 걸리진 않는지, 보행 시 잡을 안전 손잡이가 설치돼 있는지, 병상과 화장실에 응급 호출 벨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옴을 예방·관리하려면 실내 소독과 침구류 세탁이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곳을 찾아야 한다. 감염 시 환자 격리가 가능한지도 파악해야 한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도움말=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전진만 교수,
노블케어요양병원 김익환 원장, 대한요양병원
협회 이윤환 기획위원장, 케어닥 박재병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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