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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헝가리 참사 후에도 유람선 정상 운항... 침몰 지점 옆 지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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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이튿날부터 다시…구명조끼 착용 안내도 여전히 미흡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우리 국민이 탄 유람선을 대형 크루즈선이 들이받아 침몰한 사고로 현재까지도 실종자 수색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사고 이튿날부터 유람선들의 정상 운항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사고 당시 관광객들이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지 않아 피해가 컸다는 비판이 있었음에도 구명조끼 착용에 대한 안내가 아직도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계일보

추돌 후 후진해 돌아온 바이킹 시긴. 이 때문에 ‘뺑소니 사고’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유튜브 캡처


◆“침몰 지점 옆으로 운항… 여전히 구명조끼 찾아보기 어려워”

CBS 김광일 기자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제가 처음 이곳에 왔던 날, 그러니까 사고 발생 다음 날까지만 해도 운행이 전면 중지됐다. 그런데 바로 그다음 날(사고 이틀 후)부터 영업이 다시 시작됐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유람선 투어는 표도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라고 했다. 그는 “(유람선이) 출발하기 7시간 전에 표를 구하려고 매표소에 갔는데 150석짜리 배에 저희가 마지막 자리로 매표했을 정도로 유람선은 성업 중”이라며 “이곳 시간으로 오후 9시 기준 유람선 28대가 동시 운행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실종자 수색 작업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유람선 운항이 계속되는 점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업체 측은 유람선 침몰 지점 800m까지는 들어가지 않고 그 밖으로만 운항한다고 밝혔다.

김 기자는 “지적할 만한 부분이 몇 가지 있다. 출발 직전에 직원이 2분 정도 안내 멘트를 공지를 해줬는데 속사포로 빠르게 읊어대더라. 형식적으로 말하는 것 같기는 했는데 파도 소리까지 겹치면서 우리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은 전혀 없었다”며 “침몰 현장과 가까운 국회의사당 앞을 지날 때는 갑판 위에 있던 승객 대부분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셀카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러는 동안 구명조끼는 승객들이 접근하지 않는 저 구석에 겨우 찾아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잠금장치를 힘으로 밀어 올려야만 볼 수 있는 곳에 구명조끼가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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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가해선 가압류 형가리에 요청할 것”

한편 외교부는 우리 국민이 타고 있던 유람선 허블레아니를 추돌한 크루즈 바이킹 시긴의 가압류를 헝가리 당국에 요청할 방침이다. 이 사고로 한국인 33명 중 7명은 구조됐지만 7명이 숨지고 19명이 실종됐다. 헝가리인으로 알려진 선장 1명과 승무원 1명도 발견되지 않았다.

외교부 당국자는 3일 “바이킹 시긴을 가압류하는 문제에 대해 헝가리 정부와 다시 한 번 교섭하라는 전문을 주헝가리 한국대사관에 보냈다”고 말했다. 헝가리 당국이 침몰사고 원인조사를 끝내면, 배상문제가 논의될 텐데 가압류를 통해 가해 선박을 확보해놓는다면 향후 조치가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앞서 헝가리 당국은 바이킹 시긴 선장의 신병을 확보했고, 선박에서 필요한 증거를 확보했다며 바이킹 시긴의 출항을 허용했다. 바이킹 시긴은 현재 오스트리아를 지나고 있으며, 최종 목적지인 독일 파사우에 세계표준시(UTC) 기준 3일 오전 8시(한국시간 오후 5시)쯤 도착할 예정이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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