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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가족에 유방암 있으면 발병 위험 2~3배,'가족력 암'은 유방·대장·폐·위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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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국립암센터에서 한 여성 암 환자가 항암주사를 맞고 있다.[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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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대장·폐·위암이 가족력이 있는 암인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의 가족이나 가까운 친척, 같이 사는 사람의 의학적 내력을 나타내는 말이 가족력이다. 어떤 질병이 가족 사이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면 가족력(歷)이 있다고 말한다.

을지대학병원은 가정의학과 오한진 교수의 설명을 토대로 최근 가족력 질환을 설명하는 자료를 배포했다. 오 교수는 "의학적으로 3대(조부모, 부모, 형제)에 걸쳐 같은 질환을 앓는 환자가 2명 이상이면 ‘가족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집안에 같은 질환을 가진 환자가 많이 생긴다는 점에서 유전성 질환과 비슷하지만 유전성 질환은 특정한 유전 정보가 자식에게 전달돼 질병이 발생하기 때문에 가족력 질환과 다르다. 대표적 유전병은 다운증후군, 혈우병, 적녹색맹 등이다.

가족력 질환은 비슷한 직업, 사고방식, 생활습관, 같은 식사, 주거환경 등 특정 질병을 유발하는 환경을 공유하기 때문에 나타난다고 한다. 생활습관을 교정하거나 조기 진단해 치료하면 예방하거나 발병 시기를 늦출 수 있다.

대표적인 가족력 질환은 고혈압, 성인 당뇨병, 심장병, 고지혈증, 뇌졸중, 비만 등이다. 생활습관과 관련이 깊은 병이다. 부모나 가족 중 심장병 환자가 있으면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2배 이상 높다. 오한진 교수는 “심장병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은 흡연, 고지혈증, 고혈압, 비만, 운동 부족 등인데, 이것들이 가족력과 결합하면 발병 위험이 더 커진다”고 설명한다.

부모 모두 정상일 때 자녀가 고혈압에 걸릴 확률은 4%다. 부모 중 한쪽이 고혈압이면 30%, 양쪽 모두이면 50%까지 올라간다. 어머니가 골다공증이면 딸은 다른 사람에 비해 2~4배 걸릴 위험이 높다. 부모 중 어느 한쪽만 비만인 경우 자식이 비만이 될 확률은 30~35%이고, 부모 모두 비만이면 60~70%로 올라간다.

유전적으로 기초대사량이 낮거나 체지방의 저장 정도를 인식하는 뇌의 기능이 둔감하고,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이 유전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또 부모 중 한명이 당뇨병이 있으면 자식에 생길 확률은 15~20%, 부모가 다 당뇨병이면 30~40%다.

을지대학병원은 암도 가족력 질환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어떤 연구에 따르면 대장암 환자의 15~20%가 1촌(부모,형제,자식)과 밀접하다. 부모나 형제 중 1명의 대장암 환자가 있으면 발병 확률은 2~3배 높고, 2명이 있으면 4~6배로 올라간다.

어머니, 자매, 딸 등 직계가족 중 유방암 환자가 있다면 유방암 발생 위험성이 2~3배 높다. 특히 직계 가족 중 1명 이상이 폐경기 이전에 유방암에 걸렸다면 유전성 유방암일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암 발생 확률은 최고 9배로 올라가기 때문에 조기에 검사를 받는 게 좋다.

가족력이 있다면 가족 모두가 식생활 개선과 운동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 고혈압 가족력이 있으면 과식, 과음을 줄이고, 짜게 먹는 습관을 고쳐 혈압을 낮춰야 한다. 당뇨병은 유전적 소인이 강하지만 엄격한 식사요법과 꾸준한 운동, 체중 감량으로 발병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골다공증 가족력이 있다면 신체 활동을 늘리고 인스턴트식품을 줄이는 게 좋다.

만약 직계가족 중 암 환자가 있다면 40대 이후에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위·대장 내시경, 유방촬영술 등 조기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가족 중 40세 이전에 성인병이나 암에 걸린 사람이 있다면 이른 나이에서 정기 검진을 시작해야 한다.

오한진 교수는 “가족력이 있다고 그 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발병 가능성이 큰 것은 사실”이라며 “금연, 절주, 규칙적인 운동, 절제하는 식생활 등 바람직한 생활습관을 가지면 가족력 질환에 걸릴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신성식 기자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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