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행방 오리무중…유족 "사형 선고해달라" 국민 청원
얼굴 가린 채 모습 드러낸 전 남편 살해 고유정 |
제주동부경찰서는 지난 1일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고씨를 긴급체포한 지 일주일이 지난 7일까지도 고씨의 범죄와 관련한 이동 경로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경찰이 확인한 고씨의 행적을 보면 고씨는 지난달 18일 배편으로 본인의 차를 갖고 제주에 들어왔다.
고씨는 일주일 여가 지난 지난달 25일 전 남편 강모(36)씨와 함께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 입실한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은 고씨가 전 남편 강씨와 함께 펜션에 입실한 당일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고씨는 지난달 27일 해당 펜션에서 퇴실했으며, 다음날인 28일 제주시의 한 마트에서 종량제봉투 30장과 여행용 가방, 비닐장갑 등을 구입하고, 오후 8시 30분 제주항에서 출항하는 완도행 여객선을 타고 제주를 빠져나갔다.
경찰은 지난달 18일 고씨가 제주로 들어오고 나서 일주일 여인 지난달 25일 범행을 저지르기 전까지 피의자 행적을 밝히지 않고 있다.
경찰은 또 고씨가 제주에 입도한 뒤 흉기를 준비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정확한 시일 역시 특정하지 못했다.
지난달 27일 펜션에서 퇴실하고 이튿날 제주를 빠져나가기 전까지의 피의자 동선도 안갯속이다.
범행동기와 피해자 시신의 행방도 오리무중이다.
경찰은 고씨 진술에 일관성이 없다며, 프로파일러 5명을 투입해 정확한 범행동기를 밝히는 데 애쓰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조사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또 고씨 진술 등으로 시신을 유기했을 가능성이 높은 제주∼완도행 여객선 항로와 완도항 인근, 경기 김포 등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지만, 여태껏 시신을 찾지 못하면서 수사가 장기화할 조짐도 보인다.
고개 푹 숙인 전 남편 살해 고유정 |
수사 진척이 지지부진함에도 경찰은 피의자 진술의 정합성을 따져보고, 의혹을 풀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절차인 현장검증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수사 의지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경찰은 범행 장소로 이용된 펜션 주인이 강하게 반발한다는 이유로 현장검증 추진은 커녕 펜션 내 혈흔 등 증거물 추가 수집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박기남 제주동부서장은 지난 4일 언론 브리핑에서 "범행 현장인 펜션에서 확보한 혈흔으로 약독물 검사를 할 계획이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 내 혈흔 형태 분석 전문가 등을 투입해 현장에 남아있는 비산된 혈흔 형태를 분석, 어떤 범행이 벌어졌는지 추론할 예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경찰은 현장검증을 위해 검증 영장 신청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당장 고씨의 검찰 송치 시한이 11일로 잡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최악의 경우 현장검증 없이 고씨가 검찰에 송치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사실 공표죄와 남겨진 가족의 명예와 사생활을 고려해 구체적 범죄 내용이나 동선 등에 대해서 정확히 확인해 주기 곤란하다"며 "또 경찰청 차원의 지침이 무리한 압수수색을 하지 말라는 것으로 현재는 시신 수색과 범행동기 규명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피해자 유가족은 7일 오전 '불쌍한 우리 형님을 찾아주시고, 살인범 고유정의 사형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에 국민 청원을 올렸다.
유가족은 "살아 돌아올 것이라 믿었지만, 결과는 예상했던 최악의 상황보다 더 참혹하고 참담했다"며 "이제 죽음을 넘어 온전한 시신을 수습할 수 있을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가족은 그러면서 고씨에게 법적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요구했다.
유가족은 "성실히 납부하는 국민의 세금으로 (고씨에게) 쌀 한 톨 제공할 수 없다"며 "인간으로서 한 생명을 그토록 처참하게 살해한 그녀에게 엄벌을 내리지 않는다면 이 사회에 인명 경시 풍조가 만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가족은 또 "부디 하루빨리 시신을 수습해 가족 품으로 돌려 달라"며 "피해자가 편히 눈 감을 수 있도록, 제 가족이 억울함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dragon.m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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