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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2 (토)

첫차 2대씩 출발···새벽 혼잡 버스는 달라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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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왼쪽 사진은 첫차 동시 운행 전 7일 첫차 모습, 오른쪽은 첫차를 두 대씩 운행하기 시작한 10일 첫차의 모습. /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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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서 새벽 첫차의 혼잡도를 줄이고 승객들의 편의를 위해 일부 노선의 첫차를 10일부터 두 대씩 운행했지만 버스 내 혼잡도는 크게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기자가 직접 시행 전인 지난 7일과 시행 첫날인 10일 새벽 첫차를 타서 승객 혼잡도를 비교해 보았다. 상계-강남을 운행하는 146번 버스 노선 중 가장 붐비는 ‘먹골역-영동대교 북단’ 구간의 경우 첫차 두 대 운행 이전과 이후 혼잡도에 큰 차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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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7단지-강남역을 운행하는 146번 버스가 첫차를 이용하는 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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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차 전 146번 버스는 4시 5분부터 1분 간격으로 다섯 대를 배차했으며, 10일부터는 1분 간격을 유지하며 첫차와 두 번째 차를 각각 두 대씩 출발시켰다. 7일과 10일 모두 버스는 첫 정류장인 상계동 7단지영업소부터 대여섯 명의 승객들이 탑승했고, 정류장마다 한 명부터 많게는 여덟 명 정도의 승객들이 탑승했다. 상계7단지를 출발해 수락산역까지 들렸다 강남으로 향하는 버스는 ‘국민은행중화동지점’ 정류장을 지나며 앞쪽 출입구까지 발 디딜 틈 없이 꽉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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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서 일부 노선의 버스 첫차를 2대씩 운행하기 시작한 10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7단지-강남역을 운행하는 146번 버스가 첫차를 이용하는 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해당 구간은 먹골역-영동대교 북단 / 7일 촬영 사진과 같은 구간) /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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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렸던 승객들은 꽉 찬 버스를 보며 당혹스러운 표정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10일에는 몇몇 승객들은 정류장에 첫차 대신 바로 뒤 따라오는 차에 탑승하기도 했다. 승객들로 가득 찼던 버스는 5시 반이 조금 넘은 시각 영동대교를 지나 무역센터와 삼성, 강남역을 지나며 거짓말처럼 한산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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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7단지-강남역을 운행하는 146번 버스의 버스기사가 운행준비를 하고 있다. /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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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서 일부 노선의 버스 첫차를 2대씩 운행하기 시작한 10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7단지-강남역을 운행하는 146번 버스가 첫차 두 대가 출발 전 7단지영업소 차고지에 정차해있다. /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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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째 강남으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는 최모씨(72)는 “심야버스가 생기기 전에는 첫차 출발시간이 더 빨랐는데, 심야버스가 생긴 이후 첫차 시간이 늦어졌다. 그렇다고 심야버스는 가격이 비싸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며 심야버스가 생긴 이후 첫차 시간이 늦어졌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첫차를 운전한 버스기사 이동우씨(52)는 “승객들의 아침인사가 ‘왜 이렇게 늦게 오느냐’다. 우리도 빨리 가고 싶지만 우리의 주행정보가 다 점수화된다. 급정거, 급출발, 무정차, 신호위반 등 모든 게 점수화 돼서 이를 위반할 땐 기사가 패널티를 먹는다”며 “승객들의 마음도 이해가 가지만 우리도 어쩔 수가 없다. 기사들도 스트레스를 받고 운행하다보면 승객들의 요구에 마음이 조급해진다. 그래서 기사들이 첫차 운행을 꺼려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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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7단지-강남역을 운행하는 146번 버스의 기사인 박옥균씨가 운행정보표시기를 가르키고 있다. /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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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들은 오히려 증차보다 첫차 시간이 좀 더 빨랐으면 하고 바랐다. 7년째 146번 버스를 타고 강남으로 출근하는 청소노동자 박영순씨(63)는 “혼자 큰 빌딩 2층을 맡아 6시부터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인 8시 반까지 청소를 완료해야 한다. 정류장에서 빌딩까지 횡단보도도 2개나 건너야 하는 등 1분 1초가 부족한데 버스가 늦게 출발하니 답답하다. 우리는 동시에 두 대가 오는 것보다 첫차가 좀 더 빨리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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