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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사고 흔적 지우고 운항 계속… ‘바이킹 시긴호’ 부실수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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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유람선 참사 / 조만간 부다페스트 도착 예정 / 말끔히 도색해 증거인멸 의혹 / 수사당국 추가조사 여부 주목 / 실종자 유실방지망 작업 완료 / 허블레아니호 11일 인양 확정 / 화장 마친 일부 유가족 귀국도

세계일보

10일 오전(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 사고현장 앞 추모공간에는 추모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부다페스트=뉴시스


헝가리 당국은 10일(현지시간) 오전 허블레아니호 인양 준비 작업을 이어갔다. 준비 마지막 단계인 본 와이어(쇠줄)를 선체 아래로 지나게 하는 작업을 전날 채 마치지 못했다. 남은 작업이 빠르게 완료된다면 11일 오전인양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인양 준비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허블레아니호를 추돌한 크루즈선인 바이킹 시긴호가 조만간 부다페스트로 돌아올 예정이다. 바이킹 시긴호는 사고 이후 상업운행을 계속하고 있어 헝가리 현지에서도 관련 수사가 느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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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어 연결 분주 10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아래 정박한 바지선에서 관계자들이 허블레아니호 인양을 위한 와이어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수상수색은 정체 기미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 관계자에 따르면 헝가리 당국은 전날 오후 8시쯤까지 본 와이어 총 4개 중 3개를 연결하고 작업을 종료했다. 본 와이어는 22㎜ 와이어 6개 묶음으로 이뤄져 있다. 이 본 와이어 4개를 허블레아니호 선체 아래 미리 계산된 지점으로 지나게 한 다음 대형 크레인 ‘클라크 아담’에 연결하는 게 준비 작업의 마지막 단계다. 선체 인양 중 실종자 유실 방지를 위해 유리창과 문을 그물망과 쇠막대로 막는 작업은 완료됐다.

9일 하루 동안 실종자 수습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8일 오후 6시30분 다뉴브강 사고 현장에서 약 22㎞ 떨어진 지점인 에르드 지역에서 20대 한국인 여성 시신 1구를 수습한 게 마지막이었다. 7일에도 실종자 발견은 한 건도 없었다. 인양을 통한 실종자 수습에 기대가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0일 오전 10시 기준 한국인 탑승객 총 33명 중 사망자는 19명, 실종자는 7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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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아래에서 허블레아니호 인양을 위한 와이어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사고 희생자 4명의 유가족은 이날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이들 유족은 이번 사고로 숨진 가족의 화장 절차를 현지에서 마친 뒤 일반 항공기 편으로 유골함을 들고 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유가족과 사고 생존자들 역시 오스트리아와 체코를 거쳐 순차적으로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돌아오는 바이킨 시긴호

허블레아니호를 추돌하고도 여전히 상업운행 중인 바이킹 시긴호가 9일 오후 슬로바키아에서 출발해 조만간 사고 현장이 있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도착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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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식 주 헝가리 한국대사가 허블레아니호 침몰 사고 13일째인 10일(현재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섬에 마련된 우리측 CP에서 본격적인 인양 작업 시작을 앞두고 헝가리 정부와 한국 국민, 그리고 현지 교민들에게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허블레아니호 측 변호사가 바이킹 시긴호에 대한 추가 현장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헝가리 수사당국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속대응팀 관계자는 “형사 절차로 선박을 압수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한다”며 “바이킹 시긴호에 대한 추가 조사나 압류와 관련해 헝가리 당국으로부터 얘기 들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바이킹 시긴호는 허블레아니호를 들이받으면서 생긴 뱃머리 우측 사고 흔적을 말끔하게 도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증거 인멸 의혹까지 제기됐다. 일부 헝가리 현지 언론은 바이킹 시긴호를 보유한 스위스 선사 바이킹 크루즈가 헝가리 정부와 유착됐다는 의혹도 보도했다. 바이킹 크루즈와 헝가리 관광청이 공동 설립한 ‘머허르트’라는 회사가 다뉴브강 유람선 선착장 운영권 대부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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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구금 중인 바이킹 시긴호 선장 유리 C는 최근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전화 기록을 지워 증거인멸 의혹도 불거졌다.

부다페스트=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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