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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범죄 심리 전문가들은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고유정씨가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10일 프로파일러인 배상훈 전 서울경찰청 범죄심리분석관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사이코패스가 늘 범죄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보통 95%가 발현이 안 되지만 5% 미만이 살인범이 되는데 고씨의 경우 평소에 전남편을 괴롭히면서 잘 살다가 남편이 떠난 뒤 더는 괴롭힐 수 없게 되면서 그 기질이 발현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역시 "일반적으로 남성이 아이를 키우고 싶은 생각이 없음에도 전 부인을 괴롭히려고 양육권을 행사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번에는 반대로 고유정 자신이 직접 아이를 키우지 않고 있음에도 2년간 전남편에게 아이를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고통을 줬다"며 "전남편이 가사소송에서 승소하면서 면접교섭권을 얻게 되는데, 고씨는 전남편을 쥐고 흔들던 기존 프레임이 깨지자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경찰에서 공개한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고씨가 범행 전 구매한 범죄도구를 마트에서 환불받는 등 살인을 저지른 뒤에도 태연하게 행동하는 모습 등이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적 면모를 드러낸 것이라고 봤다.
오윤성 교수는 "사람을 잔혹하게 살해하고도 고도의 심리적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 공감능력 부족 등은 사이코패스의 전형적인 특징"이라며 "범행 과정에서 쓸 도구를 사며 포인트 적립을 하고, 표백제를 샀다가 이를 마트에서 환불하는 등 전남편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유기했음에도 고도의 심리적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배 전 범죄심리분석관도 "보복 살인범이나 경제적 살인범인 경우 범죄를 저지른 뒤 이처럼 태연하게 반응하지 않는데, 고씨는 너무 자연스럽게 행동하고 있다"며 "고씨는 자신이 현재 곤란한 처지에 놓인 것을 자신 때문이 아닌 전남편 탓으로 돌려 그 망상을 분노로 표출하고 있고, 전남편을 살해하고도 흔히 ‘당해도 싸다’는 식으로 생각했을 것"이라며 이를 '자기연민형 사이코패스'라고 설명했다.
앞서 고씨는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남편 강모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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