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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말끔한 깔개와 진흙투성이 바닥…6·10항쟁 기념식, 누구를 위한 자리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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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운동 인사 등 400여명 참석…“모든 영역에서 민주주의 실현돼야”

경향신문

정치인과 유족의 자리 10일 서울 용산구 민주인권기념관(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제32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이 열렸다. 전날부터 내린 비 때문에 야외 행사장의 바닥은 진창이 돼 참석자들이 많은 불편을 겪은 가운데 유력 정치인들이 앉은 앞자리는 깔개를 제대로 갖춰 괜찮았지만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를 비롯한 민주화운동 희생자 유족들이 앉은 앞자리는 진흙이 잔뜩 묻은 상자가 깔려 있었다. 6·10민주항쟁 기념식의 주빈이 누가 되어야 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김정근 선임기자 jeong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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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남영동 옛 치안본부 대공분실 앞에서 제32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이 열렸다.

이번 기념식은 과거 숱한 민주화 운동가들을 고문하는 장소로 사용됐던 곳이자 민주인권기념관 예정지인 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처음으로 열려 의미를 더했다.

기념식에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지도부가 참석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다른 일정을 들어 불참했다.

행정안전부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주최한 이날 행사는 문화제 형식으로 진행됐다. 박창진 대한항공 직원연대노조 지부장과 공동 사회를 맡은 서지현 검사는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된 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처음 열리는 6·10민주항쟁 기념식을 함께하게 돼 영광”이라고 인사했다.

기념식은 주제 영상 상영과 4·16합창단의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개막공연, 국민의례와 묵념으로 시작됐다. 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부터 현재까지 민주주의 100년의 소회를 낭독하는 ‘2019 국민의 소리-우리가 민주주의입니다’ 순서에서는 지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과 태안화력발전소 사고로 숨진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 이은아 특성화고 졸업생노조 위원장 등 7명이 무대에 올라 관련 헌법 조항과 함께 한국 사회 현안과 민주주의의 방향을 제안했다. 지선 이사장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를 언급하며 “모든 영역에서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어야 한다”고 했다. 김미숙씨는 “다시는 제2, 제3의 용균이가 나와서는 안된다”며 “산업재해를 막을 수 있는 법 제도를 제대로 만들어 달라”고 강조했다.

기념식은 평화의나무 합창단과 가수 장필순씨가 ‘제비꽃’ ‘상록수’ 등을 부른 초청공연과 참석자 전원이 함께한 ‘광야에서’ 제창으로 마무리됐다.

이명희 기자 mins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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