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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여수시 '생계대책 요구' 상인 시위 과잉대응…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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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 30여명 노숙시위에 시청 출입문 일부 폐쇄

(여수=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전남 여수시가 생계대책을 요구하며 시청에서 노숙시위에 들어간 수산물특화시장 상인들의 출입을 막기 위해 일부 출입문을 폐쇄하는 등 과잉 대응해 논란이다.

연합뉴스

노숙 시위하는 상인들
(여수=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여수수산물특화시장 상인들이 생계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11일 오후 여수시청 주차장 휴게실에서 노숙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9.6.11 minu21@yna.co.kr (끝)



11일 여수시에 따르면 여수 수산물특화시장 상인 30여명이 지난 3일 오후부터 시청 주차장 휴게실에서 노숙시위에 돌입했다.

이들은 여수시에 "시가 소유한 수산물특화시장 아케이드의 빈 점포를 임대하거나 시장 인근에 임시 점포를 개설해 장사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여수시는 "아케이드는 주식회사인 수산물특화시장에 관리권을 위임해 사실상 임대할 권한이 없다"며 상인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상인들이 3일 오후부터 노숙시위에 들어가자 여수시는 청사 방호를 위해 출입문 7개 가운데 민원실과 정문 등을 제외한 3곳을 폐쇄했다.

여수시는 청사 현관과 연결된 후문에 직원 2명을 배치해 상인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

민원인들은 은행과 연결된 문이 잠겨 있자 정문을 통해 돌아가야 하는가 하면, 늦은 오후에는 후문도 폐쇄돼 불편을 겪고 있다.

노숙시위가 9일째로 접어들었지만,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여수시는 노숙시위를 하는 상인들을 위해 생수와 선풍기 등을 제공하고 있지만, 날이 더워지면서 상인들의 건강도 우려된다.

특히 60∼80대의 고령의 여성 상인들이 많은 데다 일주일 넘게 이어진 노숙 생활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한 여성 상인은 "밤에는 모기에 시달리고 낮에는 더위를 참지 못해 에어컨 바람을 쐴 겸 시청으로 들어가는데 곧바로 직원들이 막아 들어가지 못했다"며 "우리도 같은 시민인데 마치 범죄자 취급하는 것 같아 불쾌하다"고 말했다.

유웅구 상인회 회장은 "지난해 7월 주식회사 측과 관리비 납부문제로 갈등을 겪다 회사 측에서 단전·단수를 하는 바람에 30여명이 거리에 나와 앉게 됐다"며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인데 여수시가 어떤 장소라도 제공하면 먹고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여수시 관계자는 "아케이드 관리자는 주식회사 수산물특화시장으로 지정돼 있어 여수시가 행정적으로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상인들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청사 내에 진입할 것을 대비해 청사 방호 차원에서 출입문 일부를 폐쇄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2010년 여수시 남산동에 문을 연 여수수산물특화시장은 2014년 1월 상인회가 구성된 이후 자체적으로 관리비를 걷으면서 주식회사 측과 갈등을 겪고 있다.

주식회사 측은 관리비와 공과금을 회사에 납부하라는 입장이고 상인회는 정상적으로 공과금을 한전 등에 납부했다며 맞서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주식회사는 관리비 등을 내지 않은 가게를 단전 단수 조치했다.

양측은 고소와 고발로 맞서는 등 법정 다툼이 끊이지 않고 있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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