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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서울대 수의대 졸업하면 바로 미국 수의사 자격 시험 응시…아시아 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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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이 지난 4월 미국 수의사회로부터 수의학 교육 인증을 획득했다. 사진은 서울대동물병원 전경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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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수의대)을 졸업한 학생들은 미국에서 수의사 활동이 좀 더 수월해질 전망이다.

지난 10일 서울대학교 수의대는 미국 수의사회(AVMA)로부터 수의학 교육 인증을 받은 기념으로 축하기념식이 열렸다. 미국 수의학 교육인증을 받은 대학은 전 세계 총 50곳으로 아시아에서는 서울대가 최초다.

앞서 4월15일 서울대 수의대는 AVMA의 인증을 최종 통보받았다. 이로써 2018년 12월 이후 졸업생은 미국 수의대 졸업생과 같은 자격으로 미국 수의사 면허 시험(NAVLE)을 응시할 수 있게 됐다.

미국에서 수의사로 활동하려면 ECFVG나 PAVE라는 과정을 통과해야 했다. 이는 인가 받지 못한 수의대를 졸업한 사람이 미국 수의사 국가시험에 응시하기 전 응시 자격을 얻는 과정이다. 보통 준비부터 합격하기까지 3~5년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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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미국 수의사회 수의학교육 인증 축하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인증 기념대 제막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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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기본적인 영어 능력이 필요하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획득하는 방법이 조금 다르다. ECFVG는 AVMA가 주최하는 필기시험(BCSE-Basic & Clinical Sciences Examination)과 실기시험을 연이어 통과해야 한다. 시험 응시비는 약 150만원 수준으로 필기와 실기를 한 번에 합격하면 경비를 줄일 수 있지만 임상 경험을 쌓기 힘들다고 알려져 있다.

PAVE는 AAVSB(American Association of Veterinary State Boards)가 주관하는 기초과학자격시험(QSE)을 통과한 후, 외부 학생 교육이 허용된 미국 내 수의과대학 중 한 곳에서 1년간 수업을 들어야 한다. ECFVG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상 경력을 쌓기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드시 미국에서 1년 이상 생활해야 하는 만큼 학비로 약 4500만원이 들고 생활비 등을 감안 하면 비용은 더 커질 수 있다.

위 두 과정을 통과하면 비로소 미국의 수의사 국가시험에 해당하는 ‘NAVLE’에 응시할 자격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서울대 수의대 졸업생의 경우 별도 과정 없이 바로 NAVLE를 지원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서울대 수의대를 졸업한 뒤 수의사로 일하고 있는 박모씨는 과거 학번별로 50명 정도 학생 중 1~5명 정도만 미국 수의사 시험을 준비했다고 기억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는 수의사를 의사보다 낮게 보는 인식이 있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대우나 삶의 질이 좋다”며 “그런데도 준비 과정에서 돈과 시간이 많이 들고 영어로 진료하는 부분 등 현실적 제약이 있어 수요가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인증을 받기 위한 서울대 수의대의 노력은 2009년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이때 AVMA 인증 준비위원회를 구성한 서울대는 세계 수준의 수의학 교육 수준을 갖추기 위해 ▶생명공학연구동 설립 ▶반려동물병원 증축 ▶서울시 야생동물구조센터 설립 ▶수의생명자원연구동 설립 ▶평창 산업동물임상교육연수원 및 대동물병원 준공 등을 실행했다. 교육목표, 발전전략,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 등도 개선했다.

서강문 서울대 수의학과 대학장은 “미국 수의사 자격증이 있다면 캐나다, 호주 등에서도 활동할 수 있는 만큼 학생들에게 세계화의 기회가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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