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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AMD, 신형 프로세서로 인텔 독점 위협…PC 시장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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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AMD 리사 수 CEO가 새로운 라이젠 3950X를 발표하고 있다. /AMD


AMD가 PC 시장을 뒤흔들 조짐이다. 차세대 프로세서가 저렴하면서도 높은 성능을 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춤하는 인텔을 위협하는 모습이다. 반면 인텔이 사업 체질을 변경하면서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AMD는 1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E3에서 차세대 PC 게이밍 플랫폼을 공개했다. 3세대 AMD 라이젠 프로세서와 GPU인 라데온 RX5700이다.

특히 새로 발표된 라이젠9 3950X는 세계 최초로 16코어에 32스레드를 구현해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클럭 속도가 3.5㎓에 최대 4.7㎓까지 낸다. 72MB 캐시메모리를 장착했다.

단순 수치로 보면 AMD가 아직 인텔을 앞질렀다고 보기 어렵다. i9-9980XE는 18코어에 36스레드, 클럭 속도는 3~4.4㎓다. 캐시메모리만 24.75MB로 다소 낮다.

문제는 가격이다. AMD 신형 프로세서는 749달러에 판매될 예정이다. i9-9980XE는 권장 가격이 1979~1999달러로 3배 가까이 비싸다.

전력 효율도 AMD가 압도적인 우위를 보인다. TDP가 105W(와트), 인텔 제품은 165와트로 50% 가량 더 전력을 많이 소비한다.

다른 제품군도 마찬가지다. AMD가 최근 선보인 라이젠 3900X는 499달러에 책정됐으며, 12코어에 24스레드, 3.8~4.6㎓ 속도를 낸다.

경쟁 상대로 지목한 i9-9920X도 12코어에 24스레드, 3.5~4.4㎓ 속도를 내지만 가격이 1189~1199달러 수준이다. 가격이 989~999달러로 그나마 저렴한 i9-9900X는 10코어에 20스레드로 다소 뒤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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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은 최근 네트워크 장비회사 베어풋을 인수하며 서버 시장에 무게를 두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인텔


가장 큰 문제는 미세 공정이다. 인텔이 여전히 14nm(나노미터) 공정을 사용하고 있는 반면, AMD는 2019년 3세대 라이젠부터 7나노미터로 전환했다. 미세 공정은 소비 전력을 줄이는 방법 중 하나다. 수율도 높아지는 만큼 가격 경쟁력에서도 차이가 생긴다.

인텔이 신제품 출시에 미온적인 영향도 크다는 분석이다. 인텔은 최근 팹 이전 등을 이유로 공급 부족에 시달려왔으며, 신제품 출시에도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미세 공정 도입이 늦어지는 이유도 이 때문으로 추정된다.

단, 아직은 추이를 지켜봐야한다는 시각이 많다. AMD 프로세서가 수치와는 달리 실제 성능에서는 다소 부족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인텔이 여전히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는 만큼, 조만간 반격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인텔이 제온으로 여전히 서버용 프로세서 시장에서는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도 AMD에는 맹점이다. AMD도 에픽이 있지만 점유율이 1%를 밑도는 수준이다.

가정용 데스크톱 PC 시장 규모는 전체 시장에서 20% 수준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최근 클라우드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빠르게 축소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인텔이 AMD에 뒤쳐지는 것보다는, 사업 체질을 바꾸는 과정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실제로 인텔은 지난해 프로세스와 아키텍처, 메모리와 보안 등 '6개 기둥'으로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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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옵테인 메모리. 인텔은 최근 프로세서보다는 메모리와 아키텍처 등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인텔


프로세서뿐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PC 솔루션을 구상중이라는 예상도 있다. 프로세서와 램, 저장장치 등으로 구성되는 기존 PC 체제를 벗어나 메인보드와 프로세서, 차세대 메모리를 통합한 모델로 PC 시장을 완전히 변혁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옵테인 메모리가 대표적이다. 차세대 메모리인 P램을 상용화한 제품으로, 램과 하드디스크를 통합해 쓸 수 있도록 발전할 예정이다.

GPU 기술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지만, 스트리밍 서비스가 보편화되면 개인 PC에서는 사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네트워크 장비 업체인 베어풋을 인수하면서 이더넷 장비 역량도 강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AMD가 시장 경쟁력을 빠르게 높이고는 있지만, 인텔을 무시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프로세서 비중을 낮추고 차세대 메모리와 아키텍처 등 통합형 솔루션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을 보면 기존 시장을 완전히 뒤바꿀 새로운 모델을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김재웅 기자 juk@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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