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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사설] 재개된 트럼프·김정은 친서외교를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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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 사실이 공개됐다. 또 12일에는 북한이 판문점을 통해 이희호 여사 별세와 관련해 김 위원장 명의의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해 왔다. 올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미·북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교착상태에 빠졌던 남북 그리고 미·북 대화가 지난해 6월 12일의 싱가포르 1차 미·북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다시 살아나려는 조짐을 보이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 위원장의 친서 전달 경로나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매우 따뜻하고 멋진 친서였다"고 소개하며 "이번 친서로 인해 긍정적인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미국과 북한 정상 사이의 친서 교환은 올해 1월 이후 이번이 처음으로 3차 미·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싹트게 하고 있다.

노르웨이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도 12일 오슬로에서 동북아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화 의지를 강력하게 표시했다. 이달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반도 주변국 정상들이 연쇄 회담을 벌이고 그 직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6월 중 4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기 위해 물밑 접촉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는 12일 김 위원장의 친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된 사실을 알고 있다며 긴밀한 한미 공조를 강조했는데 그 연장선상에서 중재외교가 다시 한번 빛을 발하도록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다만 북한 비핵화 방안을 놓고 미국은 일괄 타결, 북한은 단계적인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요구하면서 여전히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날에도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3차 미·북정상회담 개최는 가능하지만 그 열쇠는 김 위원장의 손에 있다"며 북한에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이에 비해 북한은 이날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은 전적으로 미국에 책임이 있다"고 비난하며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북 양측은 이런 간격을 좁히기 위해서라도 그동안 중단된 실무접촉을 즉각 재개해야 한다. 그리고 북한은 비핵화와 관련해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로드맵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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