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훈 현대상선 사장(사진제공=현대상선) |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이 자사주 매입을 이어감에 따라 업계에서는 이 회사의 부활에 대한 기대감이 일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 총수나 최고경영자(CEO)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의 의지이자 회사에 대한 자신감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배 사장은 11일 자사주 1만4924주를 취득했다. 그는 지난달에도 17일부터 20일까지 3번의 장내매수를 통해 자사주 3만4141주를 취득하며 한 달새 약 5만 주를 취득하게 됐다.
취득·처분단가(11일 기준 : 3346원)로 계산하면 배 사장은 최근 약 1억6000만 원을 주식 매입에 썼다. 이는 지난해 현대상선 등기이사 1인당 평균보수액(2억5000만 원)의 60%를 웃도는 액수다. 올해 이 회사 등기이사 평균보수액을 지난해 수준이라고 가정하면 배 사장은 보수 절반 이상을 자사주에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앞서 3월 취임한 배 사장은 취임 후 현장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은 국내 현장 챙기기에 나섰다. 취임 직후 부산에 위치한 현대부산신항만(HPNT)과 부산지사를 찾았고 이어 광양사무소를 방문했다. 배 사장은 이 자리에서 “현장의 재량권을 확대해 고객과의 접점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영역을 발굴해야 할 것”이라며 현장에 책임감과 과제를 동시에 부여했다.
해외 현장경영 챙기기에도 나서고 있다. 배 사장은 앞서 4월 유럽지역 주요 화주 및 글로벌 선사 담당자들을 만나기 위해 직접 영국 런던을 방문했다. 또한, 덴마크와 스위스를 방문해 해운동맹을 맺고 있는 머스크와 MSC 등 글로벌 선사와 직접 접촉하며 협력 확대 기반을 다졌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배 사장은 취임 이후 국내 현장 방문과 본부·실별 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현장의 목소리를 중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관련 업계에서 현대상선에 대한 평가는 극명히 갈리고 있다. 현시점까지는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우선 현대상선은 16분기 연속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1분기 연결기준 자본총계(자본금+잉여금)가 8415억 원으로 자본금(1조5783억 원)에 미치지 못하는 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대상선의 실적이 부진 터널을 벗어나 반등의 신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현대상선은 내년 2분기부터 초대형선박 20척을 차례로 인수할 예정이다. 이 선박들은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를 충족하는 친환경 선박으로 현대상선이 선복량 측면에서 강점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배 사장은 환경규제를 위기이자 기회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부산지역 해상직원과의 만남에서 “새로운 도전과 환경의 변화(환경규제)는 우리에게 위기이기도 하지만, 대한민국 해운재건의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며 “2020년 강력한 환경규제의 시행과 초대형선 도입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안전운항에 더욱 꼼꼼하고 치밀하게 힘써주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이투데이/안경무 기자(noglasses@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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