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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호르무즈 해협 인근서 유조선 2척 피격…한달 만에 사건 재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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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유조선 프런트 알타이르호가 13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인근 오만만 해상에서 피격돼 불타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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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 중 하나인 호르무즈 해협 인근 오만만에서 13일(현지시간) 대형 유조선 2척이 피격됐다. 이 지역에서 유조선 4척이 공격받은 지 한 달 만에 유사 사건이 재발했다. 미국·이란 대립으로 경색된 중동 지역 긴장 수위가 다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란 국영 알알람방송은 이날 오만 현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오만만에서 폭음이 잇따라 들렸다”면서 “유조선 2척에 대한 공격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바레인 주둔 미 해군 5함대는 “오전 6시12분, 7시에 두 선박으로부터 각각 구조요청을 받고 병력을 급파했다”고 밝혔다. 피격 지점은 이란 남부 해안도시 자스카에서 남쪽으로 40㎞가량 떨어진 곳으로 두 선박 사이의 거리는 약 50㎞였다.

피해 선박 중 한 척은 일본 해운회사 코쿠카 산업이 임대해 운항하는 파나마 선적 ‘코쿠카 커레이저스호’였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메탄올을 싣고 싱가포르로 가는 길이었다. 코쿠카 산업은 “오전 7시쯤 포탄이 선체 좌측 뒤편에 맞아 엔진실에 불이 붙었다”며 “선원들이 불을 진화했지만 3시간 뒤 다시 포탄이 선체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해운전문 매체 트레이드윈즈는 “노르웨이 선사 프런트라인 소유 ‘프런트 알타이르호’가 유조선 1척이 오만만에서 어뢰 공격을 당했다”고 전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서 석유화학 원료 나프타를 싣고 대만으로 향하다 피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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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로 두 선박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프런트 알타이르호에선 검은 연기 기둥이 치솟았다. 양측의 선원 44명은 모두 구조됐지만 선박은 아직 해상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격의 주체나 배후는 드러나지 않았다. 지난달 12일에도 오만만에서는 사우디·UAE·노르웨이 선적 유조선 4척이 거의 동시에 공격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미국과 사우디는 이란을 배후로 지목했지만, 이란은 미국·이스라엘 정보기관이 이란을 향한 군사행동에 나설 명분을 쌓기 위해 꾸민 공작이라고 맞섰다. 이번 공격에 따른 피해는 한 달 전보다 컸다. 이를 의식한듯, 이란 정부의 알리 라비에이 대변인은 이날 “중동의 모든 나라는 지역 불안으로 이득을 얻는 자들이 친 덫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며 연관성을 부인했다.

특히 이날 공격은 공교롭게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중재자를 자임하며 이란을 방문한 상황에서 일본과 관련된 선박이 대상이 됐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피격당한 유조선에 실린 석유화학 원료가 일본과 관련이 있다고 발표했다. AP통신은 “아베 총리가 이란에서 중대한 외교적 임무를 행하는 민감한 시기에 공격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아베 총리는 전날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대화를 나눈 뒤 “(미국과 이란 간) 우발적 충동의 가능성이 있으며, 군사 충돌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도 “일본과 관련된 화물이 실린 유조선에 대한 공격이 아베 총리가 이란 최고지도자와 광범위한 협력을 논의하는 중에 일어났다”며 ‘중동 대화 포럼’을 제안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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