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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美 월가 황제·대선후보의 사회주의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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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미국 최대 투자은행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63)가 미국 대선에 출마한 '자칭 사회주의자'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77·버몬트주)과 치열한 사회주의 논쟁을 벌였다. 다이먼 CEO가 1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분기별 최고경영자회의(BR)'에 참석해 사회주의에 대해 비판을 쏟아내자 이를 샌더스 의원이 문제 삼으면서 논쟁이 커졌다.

다이먼 CEO는 이날 연설에서 "사회주의는 거대한 실수"라며 "사회주의란 정부가 기업을 소유하고 통제한다는 것을 뜻하는데, 정부가 경제적 목적이 아니라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따라서 시장과 기업에 영향력을 쓰면 결국 엄청난 폐해가 따를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미국 경제는 전 세계에서 가장 풍요롭지만 이제 정책은 성장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가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기업들의 고용과 자본 투자는 건전한 상태지만 정부의 무역 정책 불확실성 때문에 압박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샌더스 의원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상황을 거론하면서 "월스트리트가 연방정부로부터 미국 역사상 가장 거대한 규모의 긴급구제를 구걸할 때, 제이미 다이먼이 사회주의를 비판하는 건 듣지 못했다. 긴급구제에 들어간 7000억달러라는 돈은 재무부 국채 발행과 연방준비제도(미국의 중앙은행)의 정책을 통해 나온 것"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맹비난했다. 이후 그는 같은 날 워싱턴대 연설에서 "민주적 사회주의야 말로 권력 독점과 권위주의를 막기 위한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2020년 대선 유력 주자인 샌더스 의원은 그동안 다이먼 CEO가 사회주의를 비판하는 것에 대해 반발해왔다. 다이먼 CEO가 전에도 '부자 증세'를 주장하면서 "미국 내 소득 양극화를 막기 위해 교육과 사회 인프라스트럭처에 2500만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히는 식으로 불평등 문제 해결에 앞장서왔다는 점에서는 샌더스 의원의 생각과 비슷한 점이 있다. 하지만 다이먼 CEO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사회주의가 고개 드는 폐단을 막고 진정한 자본주의를 만들자'는 것이어서 '민주적 사회주의'를 주장하는 샌더스 의원의 노선과 정면 배치된다. 샌더스 의원은 2016년 대선 후보이던 때와 마찬가지로 현재도 은행을 비롯한 대기업을 해체하자고 주장하며 관련 법안을 추진 중이다.

한편 다이먼 CEO는 12일 행사에서 다른 CEO들과 함께 "교육 정책을 강화하고 '교육 고등화법'도 개정하라"고 의회에 제안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미국 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그는 '2020년 대선 주자 중 누구를 지지할 것이냐'는 기자들 질문에는 "지금은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고 답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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