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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민노총 現重노조, 복면 쓰고 교육장 난입…유리문 부수고 소화기도 터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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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 12일 현대중공업 노조원들이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해양기술관 해양안전교육장에 강제 진입하면서 부서진 강화유리문./현대중공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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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원 40여명, 회사 교육장 난입…각목·벽돌로 집기 파손
휴게실 난입해 "왜 파업 참여 안 하나" 폭언…소화기도 터뜨려
"강성 노조원 징계에 대한 불만 때문" …경찰 수사 착수
노조 "일부 조합원 감정 격화돼 우발적으로 벌인 일"

민주노총 소속 현대중공업 노조원들이 지난 12일 회사 교육장에 난입해 집기를 부수는 난동을 벌였다.

13일 현대중공업과 노조에 따르면 전날 파업을 벌이던 현대중공업 노조원 40여 명이 울산 현대중공업 해양공장 내 해양기술관 1층 안전교육장 유리문을 부수고 들어와 교육을 중단시켰다.

당시 교육장에는 직원, 조합원 등 80여 명이 교육을 받고 있었다. 사측은 복면을 쓴 노조원들이 교육장에 강제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회사 측 관리자들과 몸싸움을 벌어져 일부 직원들이 찰과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노조원들은 또한 폭력 행위를 촬영하려던 회사 측 직원들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사진을 삭제하기도 했다고 사측은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관리자가 건물 문을 잠그자 복면을 쓴 노조원들이 철근과 벽돌, 각목 등을 이용해 강화유리로 된 문을 부수고 교육장 안에 들어와 집기를 파손하고 교육을 중단시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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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 노조가 지난 12일 오후 집기 등을 파손한 울산 현대중공업 해양공장 H도크 휴게실 내부 모습. 교육장 의자, 냉장고, 책상 등이 파손됐고, 노조원들이 뿌린 소화기 분말이 뒤덮여 있다./현대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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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노조원들은 이날 오후 3시 50분쯤 해양공장 H도크에 있는 컨테이너 휴게실에 문을 따고 들어가 안에 있던 직원들에게도 왜 파업에 참여하지 않느냐며 욕설과 폭언을 했다. 또 직원들을 쫓아낸 뒤 의자와 테이블, 냉장고 등 각종 집기를 부수고 소화기를 터뜨렸다.

사측은 강성 조합원들이 이날 열린 징계위원회에 불만을 품고 이런 행동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회사 해양공장 본관에서는 지난 3일 노조원들이 직원 2명을 폭행한 사건에 대한 회사 차원의 징계 인사위원회가 열리고 있었다. 당시 노조원들은 파업에 참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관리직원인 팀장 A(47)씨를 밀쳐 A씨가 오른쪽 골반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노조원 10여 명은 직원 B(26)씨도 집단 구타했다.

사측은 이날 노조가 교육장에 들어와 난동을 부린 것에 대해 경찰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은 이날 현장조사를 벌이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

노조는 오토바이를 이용한 생산현장 내 물류방해 행위도 수시로 하는 등 생산현장에도 피해를 주고 있다고 사측은 밝혔다.

노조의 이 같은 행동이 알려지자 노조 게시판에는 "민주노조냐 민주노조를 가장한 폭도냐" "나이 많으신 노동자에게 눈 깔으라고 소리치며 협박하고, 이건 아니다" 등 노조를 비판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그러자 노조는 이날 교육장 집기류 파손 등을 일부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조합원 징계를 하고 있는데, 한쪽에선 교육을 하니 일부 조합원들이 감정이 격화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벌인 일"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31일 노조의 불법점거로 주총장을 변경해 물적분할(법인 분할)을 통과시켰지만 현장에선 사측과 노조간 갈등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사측은 앞서 노조에 대화 참여를 촉구했지만 노조는 13일에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총 무효를 주장하며 사내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들과도 함께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주총 무효소송인단을 14일까지 모집하는 한편 시민 서명과 후원금 모금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날도 7시간 파업을 이어가는 한편 오전 10시부터 중공업 정문에서 울산시청까지 18㎞ 대규모 행진을 벌인다.

한편 이날 기준 현재까지 현대중공업은 법인분할 주주총회 당시 불법·폭력행위 등과 관련해 노조 간부 등 79명을 고소·고발했다.

[울산=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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