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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신안서 도굴된 중국 도자기 30여년 숨겨온 60대 검찰 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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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점 일본 반출하려다 덜미



경향신문

13일 대전지방경찰청 대회의실에 ‘신안 해저유물매장 해역’에서 도굴된 중국 도자기 57점이 전시돼 있다. 이날 대전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와 문화재청은 도굴한 도자기를 30년 넘게 몰래 보관해온 60대 남성을 검거해 압수한 유물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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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 원나라에서 일본으로 가던 중국의 무역선 침몰지역인 ‘신안해저유물매장해역’(사적 제274호)에서 도굴된 중국 도자기를 입수해 30년 넘게 숨겨온 6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대전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와 문화재청 문화재사범단속반은 매장 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ㄱ씨(63)를 검거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ㄱ씨는 1980년대 초 신안해저유물매장해역에서 도굴된 중국 송·원 도자기 57점을 도굴꾼으로부터 입수해 집에 감춰둔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2월27일쯤 문화재청으로부터 “ㄱ씨가 신안해저유물매장해역에서 도굴한 해저유물을 일본으로 반출하려 한다”는 정보를 듣고 수사에 착수해 ㄱ씨를 지난 3월20일 체포하고 중국 도자기 57점을 압수했다.

ㄱ씨는 “어머니 유품으로 보관해왔던 것으로 도굴된 신안해저유물인지 몰랐다”며 도굴품 은닉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ㄱ씨가 도굴품인 것을 알고 보관해 왔다는 ㄱ씨 주변인들의 증언 등을 확보했다. ㄱ씨가 해당 도자기들을 처분하기 위해 접촉했던 사람들은 경찰에서 “ㄱ씨가 ‘1980년대 초 도굴꾼에게 입수한 신안해저유물을 팔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다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또 “ㄱ씨로부터 압수한 도자기는 신안해저유물매장해역에서 도굴된 것”이라는 문화재청의 감정 결과를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안해저유물에 대한 관심이 떨어질 때가 됐다고 판단한 ㄱ씨가 도자기들을 일본에 판매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압수된 도자기들은 중국 용천요(저장성 용천현 부근에서 도자기를 굽던 가마)에서 만든 청자 46점, 푸젠성에서 생산한 백자 5점, 장시성 경덕진요(중국 제일의 가마)에서 제작한 백자 3점, 흑유자 3점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에 회수된 중국제 도자기들은 학술적인 가치와 전시·교육 자료로 활용도가 높고 중세 동아시아 3국의 문화교류를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밝혔다.

권순재 기자 sj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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