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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유조선 또 피습에 아베 이란 중재노력 '물거품'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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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정세 급경색… 국제유가 4% 급등

호르무즈 해협서 한 달 만에 또 유조선 2척 피격

뉴스1

불타는 노르웨이 유조선 프론트 알타이르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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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13일(현지시간) 중동 호르무즈 해협으로 이어지는 오만해에서 대형 유조선 2척이 공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격된 선박 중 1척은 일본 선사 고쿠카산교 소유의 유조선으로, 석유제품을 싣고 대만을 향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습은 이란을 방문중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아야톨라 하메니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만나는 중 발생했다.

NHK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만해역에서 노르웨이 선사 프론트라인 소속 프론트 알타이르 호와 일본 고쿠카산교 소유의 고쿠카 코레이져스호 대형 유조선 2척이 피격을 당했다. 일각에서는 어뢰에 맞았다거나 포격을 당했다는 보도들이 나왔으나 무엇에 의해 피습 당했는지 구체적 상황은 알려지지 않았다. 또 공격의 주체나 배후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3번의 폭발이 발생한 프론트 알타이르호는 화염에 휩싸이며 선원 23명 모두가 긴급 탈출했다. 이들을 구조한 건 한국 현대상선 소속 현대두바이호로 알려졌다. 고쿠카 유조선 선원 21명도 피습 직후 배를 포기하고 대피했다. 두 척의 선원 44명은 모두 무사히 구조돼 부상 1명외 피습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관영언론은 피습을 당한 프론트알타이르호가 결국 침몰했다고 보도했으나 선사측은 이를 부인했다. 고쿠카 코레이저호는 피해를 입었으나 침몰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해군 제5함대 사령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오전 6시12분(미국 현지시간)과 7시 등 2차례에 걸쳐 오만해의 유조선으로부터 조난신호가 접수됐다"며 "인근에 있는 미 해군 선박에 지원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본 해운회사 고쿠카산교는 "자사가 빌려 운영 중이던 유조선 1척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공격을 받았다"며 "승무원들이 대피하기 전 3시간 동안 배가 두 차례 포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새벽 4시(일본시간 오후 12시)에 처음 공격을 받았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유조선에 일본인은 승선하지 않았으며, 승무원 전원이 구조됐다"고 덧붙였다.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과 관계된 화물을 실은 2척의 선박이 공격을 받았다는 보고가 들어왔다"고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현재 일본 정부는 긴급 회의를 열고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NHK에 따르면 공격을 받은 2척 중 1척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만 5000톤의 메탄올을 적재한 채 싱가포르로 이동하던 중이었으며, 다른 1척은 나프타 10만톤을 싣고 일본을 향하고 있었다.

이날 피격은 지난달 12일 아랍에미리트(UAE) 해역에서 상선 4척이 주체 불명의 세력에 의해 사보타주 공격을 받은지 한 달 만에 발생했다. 당시 미국은 이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지만, 이란은 공격 사실을 부인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발생해 중동 정세에 미칠 충격파는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함께 일본 총리로서는 41년만에 이란을 방문한 아베 총리의 화해 중재 노력도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은 이번 사건의 배후로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이란을 강하게 의심하고 있지만, 이란 외교부는 아베 총리와 이란 최고지도자간 평화로운 대화 중에 사건이 벌어졌다며 배후론을 일축했다.

이날 국제유가(브렌트유 기준)는 4% 가까이 급등했다. 미국과의 전쟁 가능성에 가뜩이나 긴장감이 고조돼 있는 중동에 또다시 기름을 부은 격이 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 입구에 있는 오만해는 주요 원유수송로로, 이란은 미국의 제재에 맞서 이곳을 봉쇄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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