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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권혁재 핸드폰사진관] 창포꽃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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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창포/서울 남산/2019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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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포꽃을 아십니까?

아신다면,

요즘 창포꽃을 보신 적 있습니까?

마침 창포꽃 피는 계절입니다.

하지만 일부러 찾지 않은 다음에야 좀처럼 보기 힘듭니다.

중앙일보

노랑꽃창포/서울 남산/2019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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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7일이 단오였습니다.

관련 뉴스 사진을 보다가 사진 한장에 할 말을 잃었습니다.

‘창포물에 머리 감기 체험을 하기 위해 창포를 따고 있다’는 설명이 있는 사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창포는 창포가 아니었습니다.

모델이 노랑꽃창포밭에서 노랑꽃창포 잎을 따고 있었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다 알만한 기관에서 주최한 단오 행사인데도 그랬습니다.

중앙일보

붓꽃/서울 남산 /2019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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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포와 꽃창포는 엄연히 다릅니다.

잎이 다소 비슷합니다만 꽃과 향기는 천양지차입니다.

더구나 창포는 천남성목 천남성과이고 꽃창포는 백합목 붓꽃과입니다.

둘은 전혀 다른 식물입니다.

어느 기업에서 창포 비누 포장에 붓꽃을 사용한 적 있습니다.

꽃창포꽃을 창포꽃으로 오인한 데다,

한술 더 떠 꽃창포꽃과 비슷한 붓꽃을 포장에 잘못 사용한 겁니다.

또 한편 창포 샴푸에도 붓꽃 사진이 쓰이기도 했습니다.

이러니 많은 이들이 붓꽃이나 꽃창포를 창포꽃으로 여기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중앙일보

창포/서울 남산/2019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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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포꽃을 찾아 나섰습니다.

‘창포물 머리 감기 체험’에 잘못 사용된 노랑꽃창포 때문에 창포꽃을 찾고 싶었습니다.

예전엔 개울이나 습지에 꽤 많았던 창포입니다.

하지만 이젠 창포를 보는 일이 만만치 않습니다.

중앙일보

창포/서울 남산/2019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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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야생화 공원에 있는 아담한 습지에서 창포를 찾았습니다.

창포, 꽃창포가 한데 어우러진 습지입니다.

그런데 딱 하나의 이삭꽃차례가 맺혔을 뿐입니다.

언뜻 보아서는 꽃으로 보이지도 않습니다.

자세히 보면 한 개의 긴 꽃대 둘레에 여러 꽃이 이삭 모양으로 핍니다.

그 옆에 푯말이 있었습니다.

1940년대 남산에서 확인되었으나 사라져 2004년 전후 심었다는 설명이 적혔습니다.

중앙일보

무늬창포/선유도공원/20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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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하나만 맺힌 게 여간 서운하지 않았습니다.

창포꽃의 개화 시기가 6~7월이니 더 찾아보고 싶었습니다.

여기저기 둘러보다 한강 선유도공원을 찾았습니다.

여기서 무늬 창포꽃을 먼저 찾았습니다.

줄기에 하얀 줄무늬가 있어 무늬 창포입니다.

중앙일보

창포/선유도공원/20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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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에서 창포 무더기를 찾았습니다.

바람에 상큼한 향이 전해져 옵니다.

한껏 빛 받은 잎의 속살이 영롱하게 아롱거립니다.

싱그럽기 그지없습니다.

중앙일보

창포와 청개구리/선유도공원/20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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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흔들리는 창포 잎에서 뭔가가 보였습니다.

청개구리였습니다.

창포 잎에 든 청개구리마저 싱그럽게 여겨집니다.

중앙일보

창포/선유도공원/20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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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펴보니 꽃이 제법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같이 열매로 익어가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좀 늦었습니다.

예전엔 꽤 많았던 창포,

이젠 관리된 곳에서나 겨우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창포꽃보다 꽃창포와 붓꽃이 화려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꽃창포와 붓꽃을 창포꽃이라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적어도 창포꽃도 꽃이며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단오에 머리를 감았던 것은

분명 꽃창포 물이 아니라 창포 물입니다.

[TIP]

대부분 창포는 물속에 있습니다.

더구나 관리하는 상태이니 울타리가 둘러쳐져 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서 찍을 수 없는 여건이었습니다.

그래서 셀카봉을 이용했습니다.

다가가기 힘든 창포꽃,

셀카봉 덕에 클로즈업할 수 있었습니다.

더구나 청개구리는 사람이 다가가면 도망가버립니다만,

셀카봉으로 다가가니 한동안 모델처럼 포즈를 취했습니다.

셀카봉으로 셀카만 찍으란 법 없습니다.

다가가기 힘든 피사체를 찍을 때,

더할 나위 없는 도구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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