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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밀어주고 부풀려 저렴하고 빠르게 반도체 소자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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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UNIST 교수 공동연구팀, 큰 면적의 나노패턴 제조방법 개발

파이낸셜뉴스

UNIST 김소연 교수팀과 KIST·전남대 교수팀이 공동으로 개발한 전단-용매증기처리 방법에 대한 모식도와 각 단계에 해당하는 블록공중합체 패턴을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사진. 사진=U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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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반도체 소자를 기존 기술보다 저렴하고 빠르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나노미터 크기의 규칙적 구조인 나노패턴을 구현하는 기술은 반도체 소자, 광전소자 제조의 핵심 기술이다. 하지만 현재 리소그래피(Lithography)와 같은 값비싼 공정에 의존해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

UNIST는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김소연 교수팀이 KIST 권석준 책임연구원, 전남대 허수미 교수팀과 공동으로 블록공중합체를 이용해 효과적으로 큰 면적의 나노패턴을 제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블록공중합체는 고분자 사슬 간의 반발력과 인력이 작용해 스스로 나노구조를 만드는 특성이 있다. 이런 특성 덕분에 블록공중합체로 나노 패턴을 만들면 다른 공정보다 저렴하고 빠르게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패턴의 방향을 정렬하고 패턴 내에 생긴 구조적 결함을 제거하는 데 비싸고 복잡한 공정이 필요해 실제 적용에 한계가 있었다.

김소연 교수팀은 패턴의 방향 정렬과 패턴 내 결함을 차례로 정복해 나가는 '분할정복' 방법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먼저 선 패턴을 형성하는 블록공중합체 박막 위에 밀어주는 힘을 가해 패턴 정렬의 방향성을 만들었다.

다음으로 남아있는 결함 제거는 용매 증기 처리 방식을 이용했다. 용매 증기가 고분자 박막 내부에 침투하고 박막이 부풀어 오르면, 늘어난 공간만큼 고분자 사슬들이 움직일 수 있게 되면서 불안정한 결함 구조를 스스로 제거하게 되는 것이다.

또 공동연구팀은 '선패턴균일도'라는 개념을 개발해 두 단계(전단-용매증기처리)를 거친 후 패턴의 품질이 얼마나 향상됐는지 분석해 품질 향상을 입증했다. 연구진은 더 나아가 전단-용매증기처리 과정에서 결함이 효과적으로 제거되는 원리를 시뮬레이션을 통해 제시해 이 공정의 응용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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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오른쪽) UNIST 교수와 김예찬 UNIST 연구원이 실험 결과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사진=U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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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저자로 연구에 참여한 김예찬 UNIST 화학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이번 연구에서 고안된 나노 패턴 제작법은 매우 단순한 과정이지만, 다양한 이미지 분석 및 광학 측정 결과 대면적 내에서 우수한 패턴을 형성했다"고 밝혔다.

김소연 교수는 "블록공중합체를 이용한 나노 패터닝에 관한 연구는 많지만 큰 면적의 나노 패턴에서 배향 문제와 결함 제거를 한 번에 해결한 연구는 드물다"며 "반도체 뿐만 아니라 광전소자, 플라즈모닉 소자 등 다양한 소자의 나노 패터닝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과학진흥회(AAAS)에서 발행하는 종합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6월 14일자'로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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