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현 남편 A씨, 고유정 아들 살해 혐의로 신고 "아들 코에서 피나"…경찰 초동수사 부실 비판]

'전 넘편 살해 사건'은 피의자 고유정이 12일 오전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제주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DB,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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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 살해 사건 피의자 고유정(36)에 대해 현 남편인 A씨(37)가 아들 살해 혐의로 신고했다. 경찰의 부실한 초동 수사가 일을 키웠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A씨는 13일 제주 지검에 고씨에 대한 고소장을 우편으로 접수했다. A씨의 아들이자 고씨의 의붓아들인 B군(6)은 제주도의 친할머니 집에서 지내다 지난 2월 28일 청주의 A씨 집으로 왔다. 그러다 이틀 후인 3월 2일 오전 10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고씨가 아들을 죽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A씨는 기자들과 만나 "고씨에게 의심스러운 정황이 많아 석연치 않았다"며 "그간 충북 경찰에 수시로 수사 확대를 요구하고 지난 12일에는 의견서도 제출했지만, 효과가 없어 변호사와 논의한 끝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한 뒤 2달 가까이 별다른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참고인 신분이던 고씨가 진술을 거부했다는 이유였다. 5월 국과수에서 보내온 부검 결과 질식사 가능성이 크다는 결과가 나오자 이후 경찰은 고씨를 불러 처음 조사했다.

A씨의 증언에 따르면 숨진 아들 B군은 코에서 피가 나고 있었다. 질식사에서 나타나 일반적인 모습과 다르다. 국과수 관계자는 목이 졸렸거나 부드러운 천이 코나 입을 막으면 코에서 피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고씨는 B군이 숨지기 약 4달 전 청주의 한 병원에서 수면제의 일종인 졸피뎀을 처방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는 전 남편을 살해할 당시 졸피뎀을 사용했다. 국과수 감정 결과 현 남편 A씨의 몸에서는 졸피뎀이 검출되지 않았다.

그러나 고씨는 B군이 숨진 직후 실시한 약물 조사도 거부한 것으로 드러나 경찰의 초동 수사가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A씨는 "아들이 제주에서 살다가 청주 집으로 오기 전부터 고씨가 감기를 이유로 따로 자겠다고 수차례 이야기를 했던 점이 의심스러웠다"며 "당시 아이가 감기약을 먹을 정도로 감기 증세가 심한 것도 아니었는데 감기약을 먹인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고씨가 살해한 전 남편 강씨의 뼈로 추정됐던 물체는 동물 뼈로 판단된다는 감정 결과가 나왔다. 또 고씨가 시신을 유기한 현장으로 추정되는 김포에서 발견된 머리카락도 유전자(DNA) 분석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수사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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