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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못다 한 숙제를 마무리하는 기분으로 미스경북에 도전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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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미스경북 미 이영리
한국일보

미스경북 실라리안 미 이영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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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만으로 승부하는 대회라고 생각했어요.”

2019 미스경북 미에 이름을 올린 이영리(24ㆍ수성대 뷰티스타일리스트과 졸업)씨는 이번이 2번째 도전이었다. 첫 번째 도전은 2013년 미스대구 선발대회였다. 무관에 그쳤다. 그해에 유난히 강력한 후보들이 많았다. 2013 미스코리아 진을 거머쥔 유예빈씨가 2013년 미스대구 진이었다. 경쟁이 치열하기도 했지만 이씨는 성과를 못 낸 진짜 이유는 딴 데 있었다고 말했다.

“키도 크도 어딜 가도 ‘미스코리아’라는 별명이 붙었기 때문에 당연히 띠를 두를 줄 알았죠. 아무 준비도 안 했어요. 외모만으로는 어림도 없다는 걸 대회를 치르고 나서야 깨달은 셈이죠.”

대회 이후에 학교를 졸업하고 언니와 함께 뷰티샵을 운영했다. 유씨의 기사가 뜨거나 방송에 출연할 때마다 ‘숙제’ 생각이 났다. 나이에 막혀 참가 자격이 소멸하기 전에 반드시 못다 한 숙제를 하겠다는 생각으로 올해 도전장을 냈다.

대회는 언니와 함께 준비했다. 자기소개서부터 시작했다. 최대한 겉멋을 빼고 솔직하고 담백한 소개서를 만들었다. 언니가 카메라 감독을 맡아 폰으로 자기소개 장면을 찍은 후 같이 영상을 보면서 분석했다. 자세와 발성, 눈길을 던지고 거두는 것까지 꼼꼼하게 계산해서 시나리오를 짰다.

인터뷰 훈련은 예상 질문을 뽑은 뒤 답안을 작성했다. 언니가 가상 심사위원이 되어서 질문을 던지면 준비된 답안을 또박또박 답했다. 예상 밖의 질문이 나올 수도 있다는 생각에 언니가 생각나는 대로 엉뚱한 질문을 던지고 거기에 침착하게 대응하는 훈련도 했다.

“2013년 대회에서 어느 심사위원이 시사와 관련된 질문을 던졌는데, 마음에 쏙 드는 대답을 못 내놓았어요. 그때 인터뷰 트라우마가 생겼어요. 이번 수상으로 공포증을 말끔하게 씻었죠.”

워킹도 다듬었다. 유튜브를 통해 세계 유명 패션쇼를 보면서 자세를 연구했다. 뷰티샵 안에서 모델 워킹으로 하루 1만보 이상을 걸었다.

“훌륭하게 숙제를 마무리한 기분입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있든지, 내가 아무리 유리한 입장에 있어도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교훈을 얻었어요.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깨달음도 얻었고요. 두 가지를 마음에 깊이 새기면 어떤 일이든 잘 해낼 것아요. 멋진 미스경북, 멋진 인생, 파이팅입니다!”

김광원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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