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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재테크계의 ‘소확행’ 파킹통장으로 여윳돈 굴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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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상세내용·이용 팁 / 주차하듯 짧은 기간 돈 넣어두고 / 필요할 땐 언제나 바로 인출 가능 / 하루만 맡겨도 연1% 이상 금리 / SC은행 ‘마이줌·마이런’ 통장 인기 / 신한·우리·수협은행도 상품 판매

회사원 이모(34)씨는 최근 1년 적금이 만기가 돼 2000만원이 좀 넘는 돈을 돌려받았다. 이 돈으로 다른 데 투자하자니 좀 적고, 수시입출금 통장에 넣자니 금리가 연 0.1~0.2% 수준이라 아쉽기만 했다. 용처를 고민하던 이씨는 지인의 소개를 받아 ‘파킹(Parking)통장’에 넣어놓기로 했다. 이씨는 “기존 수시입출금 통장처럼 언제든 돈을 인출해 써도 되면서도 금리가 1% 이상이라 나름 짭짤하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증권이나 부동산 시장이 주춤하면서 이씨처럼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들이 ‘파킹통장’으로 몰리고 있다. 주차하듯 짧은 기간 돈을 넣어두고 언제든 인출할 수 있는 상품을 뜻하는 파킹통장은 금리가 연 0.1~0.2%에 불과한 기존의 수시입출금식 통장에 비해 일정 요건만 충족하면 하루만 맡겨도 연 1% 이상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5000만원까지 원금 보장이 되기 때문에 증권사 머니마켓펀드(MMF)나 종합자산관리계좌(CMA)보다 안정성 측면에서 장점이 크다. 재테크계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고 부르기에 안성맞춤인 상품이다.

파킹통장의 인기몰이를 주도하는 것은 외국계 은행이다. 2015년 이후 신한은행이나 국민은행 등 국내 주요 시중은행이 나서지 않은 틈새시장을 발굴하기 위해 파킹통장을 선보였다.

그중에서도 선두주자는 SC제일은행이다. SC제일은행이 지난 2017년 10월 출시한 ‘마이줌 통장’은 4개월 만에 2조원을 달성했고, 현재까지도 2조원대 잔액이 유지되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최소 100만원, 최대 10억원 이하로 본인이 금액 기준을 설정해 유지하기만 하면 연 1.5% 금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 설정 금액을 초과한 금액에 대해서는 연 1.0%의 금리가 지급된다. 2000만원을 유지 가능한 예치금액으로 설정하고 통장에 2500만원을 넣으면 2000만원에 대해선 연 1.5%, 500만원에 대해서는 연 1.0%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설정금액을 유지하지 못하거나 통장을 해약하는 경우 혜택이 소멸되고 연 0.1%의 금리가 적용된다. 설정금액은 매월 변경할 수 있다.

세계일보

SC제일은행이 지난해 9월 출시한 ‘마이런 통장’도 급여이체나 신용카드 거래실적 등과 같은 별도의 조건 없이 예치기간이 길어질수록 금리가 올라가는 ‘스텝업(Step-up) 구조’로 여유 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파킹통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1호 상품이 지난해 연말까지 2조원 이상 판매고를 올리자 지난 1월 마이런통장 2호, 지난 4월일엔 3호가 출시됐다. 2,3호도 합쳐 1조2000억원 이상이 몰렸다. 지난 11일부터 출시된 마이런통장 4호는 입금 건별로 예치기간에 따라 최고 연 1.7%의 금리를 제공한다. 8월30일까지 가입할 수 있으며 판매가 조기 종료될 수 있다. 가입 대상은 개인 및 개인사업자이며 판매 회차별 1인 1계좌만 가입할 수 있다. 마이런통장 1~3호에 가입했던 고객도 4호에 추가 가입할 수 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입출금통장과 정기예금의 장점을 결합한 마이런통장은 여유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고자 하는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국내외 경제의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입출금통장의 편리성과 고금리 혜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상품이다. 상품 홍보나 마케팅을 많이 진행하지 않았음에도 꾸준히 신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주요은행도 앞다투어 파킹통장의 성격을 지닌 상품을 출시해 판매 중이다. 신한은행이 2030세대를 타깃으로 출시한 ‘신한 주거래 S20 통장’은 최대 200만원 이내 금액에서 연 1.5%의 금리가 보장된다. 가입대상은 만 18세 이상에서 만 30세 이하다. 은퇴를 준비하는 고객을 타깃으로 한 ‘주거래 미래설계통장’은 연금 수급 실적 등 조건을 충족하면 50만원 이상 300만원 이하의 금액에 대해 1.5%의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은 삼성증권 CMA계좌와 연동된 입출금 통장인 ‘우리 삼성CMA 보탬통장’을 지난 2016년 4월부터 출시해 판매 중이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통장임에도 예치기간과 무관하게 고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의 특성을 고스란히 보유하고 있는 이 상품은 지난달 23일 기준으로 연 1.40%의 금리를 제공한다.

Sh수협은행의 파킹통장의 특성을 가진 상품은 ‘잇(it)딴주머니 통장’이다. 이 상품은 고객이 통장을 만들면 딴주머니가 함께 생성되고 딴주머니에 일정 잔액을 유지하면 연 1.5%의 금리를 받는다. 금액은 최대 1000만원까지 보관할 수 있다. Sh수협은행의 ‘내가 만든 통장’도 매일 최종잔액이 고객 설정금액보다 높으면 설정금액에 연 1.3% 금리를 적용한다. 1000만원부터 10억원까지 매월 지정할 수 있다.

지방은행에선 광주은행이 지난 4월 만 17세 이상부터 만 30세 미만 개인과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머니파킹통장’을 출시했다. 3년 계약기간 동안 예금잔액 구간에 따라 연 1.6%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인터넷전문은행에도 파킹통장이 있다. 케이뱅크의 ‘듀얼K 입출금통장’은 ‘남김금액’과 ‘나머지금액’으로 나눠 잔액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남길 금액을 설정한 뒤 1개월을 유지하면 남길금액에 대해 기본금리 0.2%에 우대금리 1.3%를 얹어준다. 남길금액은 최소 10만원부터 최대 1억원까지 설정할 수 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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