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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20~30대 사회초년생도 개인연금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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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모 신한은행 미래설계센터장에게 듣는 ‘재무설계’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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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를 대비한 재무설계는 매월 고정적 소득이 있는 은퇴 전과 스스로 현금 흐름을 만들어야 하는 은퇴 후로 구분해 세워야 합니다.”

박희모 신한은행 미래설계센터장(53)은 지난 12일 경향신문과 만나 “생애주기별 재무설계가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센터장은 1992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20년가량 고객 자산관리 업무를 했으며 2017년부터 미래설계센터를 이끌고 있다. 박 센터장에게 초고령사회에서 은퇴 이후 삶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을 들어봤다.

40~50대엔 투자 상품 늘려야

은퇴 후엔 연금예금 등이 도움


그가 강조한 ‘생애주기별’ 재무설계는 크게 20~30대 사회초년생, 40~50대, 은퇴 후 등 3가지로 나뉜다. 박 센터장은 “돈을 모아 본 경험이 많지 않은 사회초년생은 세액공제 혜택을 받으면서 은퇴 이후를 대비할 수 있는 개인형 퇴직연금(IRP) 또는 연금저축계좌 가입이 필수”라고 말했다. 종잣돈을 손에 쥘 수 있는 40~50대는 투자상품 포트폴리오 비중을 늘려 자산을 늘려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투자에 자신이 있다면 금융시장 환경에 따라 펀드나 주식 비중을 다소 늘려 운용하고, 보수적인 투자성향이라면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을 추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은퇴 후엔 미리 가입해둔 개인형 IRP와 연금저축계좌의 연금 수령으로 ‘현금 흐름’을 만드는 것이 기본이다. 박 센터장은 “모자라는 생활비는 매월 이자 수령이 가능한 월쿠폰 지급형 주가연계신탁(ELT) 또는 즉시연금보험 상품으로 보충할 수 있다”며 “은행 상품을 선호한다면 원금과 이자가 매월 동일하게 지급되는 연금예금 상품에 가입하거나 금융자산 외에 소유한 부동산 자산(아파트·주택 등)을 주택연금으로 전환하면 은퇴 후 현금 흐름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경향신문

박희모 신한은행 미래설계센터장이 지난 12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신한은행 본점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신한은행 제공


■ 재무설계 여력 없다면 눈높이 낮춰야

최근엔 젊은 직장인들도 재무설계에 부쩍 관심이 많아지는 추세다. 박 센터장은 “지난해 처음으로 50대 이상이 아닌 고객군 중 30~40대 직장인을 대상으로 평일 저녁에 ‘퇴근 후 100분’이란 은퇴교육 세미나를 진행했는데, 문자로 통보한 지 사흘 만에 200명 정원이 꽉 차, 준비한 저희들도 놀랐다”고 말했다.

자녀교육 이유 노후설계 못하면

결국 자녀에게 부담 지우는 것


그는 세미나나 강의에서 ‘자녀교육과 주거비 때문에 재무설계 여력이 없다’는 말을 주로 듣는다고 했다. 박 센터장은 “노후생활의 기대수준이나 현 수준의 눈높이를 낮추는 방법밖에 없다”면서 “자녀나 주택에 대한 지나친 투자로 노후생활 준비를 게을리한다면 결국은 그 자녀들이 필요로 할 때 지원해 줄 수 없거나 오히려 그들에게 부담을 지울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국가의 역할’도 강조했다. 매월 소득이 꾸준할 때 소득이 없는 은퇴 이후를 준비하는 게 개인의 몫이라면, 노후복지 수준을 확대하고 노인 일자리를 늘리는 건 국가의 몫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국내 만 65세 노인 인구는 올해 769만명에서 2025년에는 1051만명으로 늘어, 전체 인구 5명 중 1명이 노인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박 센터장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사회보장성 지출 비율은 아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절반 수준”이라며 “사회 안전판인 노후복지 규모를 더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초고령사회에서 건강한 노인층이 직장에서 조기 퇴출당하지 않고 늦게까지 스스로 부양인구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 즉 ‘고령화의 지연’이 중요해졌다”며 “사회와의 단절에서 오는 소외감이나 사고방식의 편협화 우려를 막아주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했다.

■ 역삼각형 인구구조, 3층 연금구조 중요

연금도 ‘3층 구조’ 확보가 든든

생애주기펀드도 고려해 볼 만


항아리 모양의 인구구조가 점차 역삼각형 구조로 바뀌며 피부양인구 대비 생산가능인구 비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건 ‘3층 연금구조(공적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의 확보다. 그는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연금 외에 자신의 노후수입을 보완할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과 같은 은퇴자산은 주로 원리금 보장형 상품으로 운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원리금 보장 위주의 투자는 지금과 같은 저금리 환경 속에서는 실질 물가상승률조차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연금투자에서는 분산투자를 통한 리스크 관리도 중요한데, 연금 가입자들 대부분은 국내 투자에만 집중하는 게 현실”이라며 “선진형 연금 투자방식인 생애주기펀드(TDF)는 이런 연금 가입자들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시점에 맞추어 국내외 주식은 물론 채권, 부동산, 원자재 등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투자비율을 자동으로 조정해준다. TDF 설정액은 2016년 말 654억원에 불과했으나 매년 자금이 모여들면서 지난달에는 1조6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2년5개월 만에 약 25배가량 커졌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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