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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출 도면과 일치”…검찰 수사 요청까지 간 ‘창릉 새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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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새도시 반대” 잇단 주민집회

‘도면 유출’ 파문이 기름 부어

주민들 “투기 세력에 로또번호 불러준 셈”

전문가 “지금은 새도시 지을 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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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새도시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불복종’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경기도 고양 일산과 파주 운정, 인천 검단 등 수도권 북서부 1·2기 새도시 주민들이 지난 5월 발표된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 새도시 지정 철회를 요구하며 주말마다 집회를 열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지정된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등 주민들도 새도시 반대 집회를 계속 여는 상황이다.

창릉 도면 유출, 반대에 기름 부어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7일 3기 새도시 대상지로 추가 발표한 고양 창릉지구는 개발 정보 유출 논란이 인 곳이다. 이 지역은 지난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직원에 의해 개발계획 도면이 부동산업자에게 유출돼 그해 12월 새도시 입지 1차 발표에서는 제외됐다. 하지만 지난달 추가로 공개된 3기 새도시 입지에 고양 창릉이 다시 포함되면서 개발 정보 유출 논란이 3기 새도시 반대운동과 맞물려 증폭되는 모양새다.

일산신도시연합회는 지난 15일 일산동구청 앞에서 열린 3기 새도시 반대 6차 집회에서 “지난해 3기 신도시 1차 발표에 앞서 도면 유출 파문이 일었던 후보지가 창릉지구 위치와 완벽하게 일치한다. 창릉지구 지정은 사실상 정부가 토지 투기세력에게 ‘로또 번호’를 불러준 셈”이라며 원천 무효를 주장했다. 일산신도시연합회는 지난 13일,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 창릉지역이 3기 새도시로 지정된 경위와 도면 유출 사건 뒤 거래된 토지 명세 등에 대한 수사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고양 창릉지구는 지난해 도면이 유출된 지역과) 40∼50% 중첩되는 부분이 있지만 반드시 그 지역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해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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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 훼손하며 졸속 추진

그린벨트가 애초 목적을 상실한 채 개발 예정부지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3기 새도시를 반대하는 주된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2004년부터 개발이 진행된 삼송, 향동, 덕은, 원흥지구에 이어 3기 창릉새도시까지 고양시의 주택개발은 모두 그린벨트를 해제한 지역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창릉신도시 대책위원회를 꾸린 정의당 고양시지역위원회는 “창릉지구마저 그린벨트 해제가 추진되면 사실상 고양시의 그린벨트는 기능을 상실하고 자연녹지 훼손으로 고양시민들의 삶의 질은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가 서울 집값을 잡는다며 경기도 그린벨트를 해제했다. 수십년 동안 재산권 행사도 못해온 땅을 싼값에 강제수용당하면 농사꾼들은 어디서 살라는 말이냐”고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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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기 새도시 교통 인프라부터”

2기 새도시 대부분이 3기 새도시보다 광역교통망이나 서울과의 거리 등 입지 조건이 불리하다는 점도 반발을 부채질한다. 수도권 광역교통망으로부터 소외돼온 고양, 파주, 남양주 등 지역은 수도권 과밀 억제, 개발제한구역, 군사시설보호구역, 상수원보호구역 등 규제에 묶여 교통·교육 등 인프라와 자족 기능 확충이 더디게 진행돼왔다. 이승철 운정신도시연합회 회장은 “파주 운정신도시를 자족도시 기능을 갖춰 일자리도 만들고 광역교통망을 확충한다는 장밋빛 청사진을 믿고 입주했다. 서울 가는 길목에 창릉신도시가 생기면 아직 완공도 못 한 2기 운정신도시는 막대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계획 전문가인 김진애 전 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교육방송>에 출연해 “원도심, 구도심을 두고 자꾸 새로운 도시를 만들면 기존 도시들은 점점 활력이 없어진다. 도시 재생의 측면에서 기존 도시들을 가꿔야지, 신도시를 지을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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