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노태영 기자]올해 하반기 한국의 주력 제조업인 반도체와 철강 업황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개최한 ‘2019년 하반기 산업전망 세미나’에서 주요 업종 담당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

한국 반도체 기업에 강점이 있는 D램의 경우 데이터센터와 서버용 D램 수요는 다소 회복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높은 수준의 재고로 인해 가격 하락과 수출 감소가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에 대한 반독점 규제 적용 압박이 지속하는 건 부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낸드플래시 역시 기존 과잉 재고로 인해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내세운 비메모리 분야에서의 실적 향상은 2020년 이후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재고 과잉으로 반도체 가격 하락세 지속할 것으로 보이며 중국 반독점 규제 움직임 강화된 것도 악재”라고 말했다. 이어 “서버용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가 반등할 수 있다는 건 긍정적인 신호”라고 덧붙였다.

철강은 원가상승으로 수익성 악화를 우려했다. 브라질 베일 광산댐 붕괴사고와 호주 태풍으로 철광석 원료 가격이 급등했고 중국 조강 생산량 증가도 원가상승 압박 요인으로 봤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철광석 원료가격 급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자동차와 조선은 개선될 전망이다.

자동차는 지난해부터 역성장했던 미국 시장에서 판매량과 이익률이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신모델 출시 효과 등으로 미국 시장 실적 반등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정부의 자동차 수요 억제 정책은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했다.

조선은 구조조정이 원만히 마무리되면 실적개선이 기대된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요 증가에서 따라 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에서 발주가 많아질 것으로 봤다. 선박 환경규제 강화로 선박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김현 메리츠증권 팀장은 “LNG선 수요 확대는 하반기 조선 및 기계 분야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상근 전경련 총괄전무는 “주력 제조업은 미중 무역분쟁 심화, 인건비 상승 등 대내외 여건 악화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주력산업 위기는 실물발 경제위기로 연결될 수 있으므로 모두 비상한 각오로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협심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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