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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철강업계, 中업체 국내 진출에 신제품 개발·시장 확장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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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파이낸스

사진=연합뉴스


[세계파이낸스=주형연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지속되면서 우리나라 철강업계에 불똥이 튀고 있다. 중국이 해외에서 반덤핑 제재를 받자 국내를 우회 수출 통로 거점으로 삼으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철강업계에 세계 1위 스테인리스(STS) 제조사인 중국 청산강철은 포스코 STS 스틸서비스센터(SSC)인 길산스틸이 속한 길산그룹과 각각 지분 50%(규모 1억2000만달러)씩 투자해 부산에 연산 60만톤의 STS 냉연 합작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중국 철강사가 국내에 공장을 짓는 것은 사상 최초로, 국제 무역규제로 인한 열연제품 판로 축소에 대응하고자 우회수출 거점 및 신규 판매처 확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청산강철은 인도네시아에서 반덤핑 제소가 걸려있어 현지에 세운 청산강철 법인에 소재 조달의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STS 열연제품을 소모하기 위한 STS 냉연공장 확보가 시급한 상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재 청산강철은 국내뿐만 아니라 인도, 베트남 등에도 STS 냉연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라며 "미국 시장 수출도 거의 막힌 상태라 힘든 상황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중국이 제품을 '한국산'으로 둔갑해 수출하면 미국의 반덤핑관세 등 무역 제재 수위가 높아질 우려가 있다. 또 청산강철이 부산에 설립되면 국내에 약 149만톤의 스테인리스 공급 과잉이 발생한다. 연간 200만톤의 스테인리스를 판매하는 포스코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에 포스코 등 국내 철강업체들은 중국 시장 확장 및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는 최정우 회장이 철강에만 26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최 회장이 직접 중국 생산법인 '광동포항기차판유한공사' 등을 방문하며 중국 시장 개척 및 점검에도 나서고 있다.

포스코는 중국 사업을 총괄하는 대표법인 '포스코차이나'를 중심으로 장가항불수강, 청도포항불수강, 광동포항, 순덕포항 등 4개의 생산법인과 통합가공센터(21개 공장)를 구축했다.

또 포스코는 친환경 철강제품들을 앞세워 글로벌 경쟁력 향상에 매진하고 있다. 철강제품의 생산과 사용, 폐기, 재활용까지 모두 친환경 사이클을 나타내는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포스코가 개발한 기가스틸은 ㎟당 100㎏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차세대 강판이다. 양쪽 끝에서 강판을 잡아당겨서 찢어지기까지의 인장강도가 1㎬(기가파스칼) 이상이다. 기가스틸을 자동차 소재로 쓰면 알루미늄 등 대체소재에 비해 안전성 측면에서 우수하고 복잡한 형상의 제품도 제조할 수 있다.

올해부턴 LG전자 가전제품에 삼원계 합금도금강판인 '포스맥'을 처음 적용하기도 했다. 포스맥은 기존 제품 대비 원가가 비싸 가전업계의 원가절감 전략과 역행하는 부분이 있다.

포스코뿐만 아니라 동국제강, 동부제철도 각각 가전업계에 철강 신기술을 도입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철강공장의 국내 진출로 국내 철강업계들의 반발이 심하다"며 "포스코나 현대제철 등 대기업들보다 중소기업들의 우려가 더 깊다. 청산강철의 국내 공장 건립이 확정되기까지 부산시의 결정이 남아있기에 조금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 중국 철강생산 증가 및 수요 둔화로 국내 철강업계의 경기가 부진하지만 2010년~2015년도와 같은 최악의 상황은 아니다"며 "대내외적으로 악재가 많은 상황에 국내 철강업체들은 시장과 소통을 더욱 늘려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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