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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미중 무역전쟁이 SK 지배구조 개편 호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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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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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보이는 기업지배구조-221] 미·중 무역전쟁에 따라 SK하이닉스 주가가 부진하지만 SK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는 호재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르면 지주사의 자회사 지분 요건이 강화되면서 SK그룹 입장에선 SK하이닉스의 지분을 늘려야 하는데 이 종목 주가가 하락하면서 그 비용 부담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주가는 작년 6월 19일 이후 이달 18일까지 25% 하락했다.

작년 D램 반도체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SK하이닉스가 올 들어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반도체 수요 감소에 따라 실적 전망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20조8438억원의 영업이익은 올해 4조4379억원(에프앤가이드 추정)으로 급감할 것이란 예상이다.

특히 SK하이닉스 입장에서 주요 고객 중 하나인 중국 화웨이가 미국 정부의 압박을 받으면서 스마트폰 출시까지 연기되는 등 각종 악재에 시달리는 것도 실적 감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중국 매출 비중은 12%에 달해 삼성전자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의 대부분이 D램 반도체에서 나오는 구조라 이번 무역분쟁의 여파가 크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 같은 SK하이닉스 주가 하락은 SK그룹이 구상 중인 지배구조 재편 절차에는 오히려 호재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SK텔레콤이 밝힌 중간지주사 전환 절차를 위해서는 SK하이닉스 지분 추가 매입이 필요한데 주가가 하락할수록 지분 매입을 위해 필요한 자금 부담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SK그룹이 구상 중인 중간지주사 전환 절차는 SK텔레콤을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눠 SK하이닉스를 SK텔레콤 자회사로 올리는 방안이다. SK텔레콤을 물적분할해 이를 실행하게 되면 SK하이닉스는 국내외 인수&합병(M&A)도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기존 지배구조상 SK하이닉스는 손자회사이기 때문에 M&A할 때 피인수기업의 지분을 100% 사들여야 한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증손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어떤 M&A에서도 지분 100%를 인수는 자금 부담 때문에 사실상 진행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문제는 현재 추진 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이다. 이 개정안은 향후 통과가 유력한 편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지주사는 상장자회사 지분을 30% 이상 보유해야 한다. 현재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지분을 20%가량 들고 있다. 중간지주사 전환을 위해선 SK텔레콤이 SK하이닉스 지분을 추가로 10% 사들여야 한다는 뜻이다.

SK하이닉스 발행주식(7억2800만2365주) 기준 7280만237주를 사야 하는 부담이 있는 것이다.

이 종목 최고가(9만7700원)를 기준으로 보면 이를 사들이는 데 필요한 자금은 7조1126억원에 달한다.

3월 말 현재 SK텔레콤의 현금성자산(2조8000억원)과 5G 투자 등을 고려하면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이달 18일 현재 이 종목 주가(6만3400원)를 대입하면 SK하이닉스 지분 추가 매입에 4조6155억원이 든다. 최고가와 비교하면 비용 부담이 2조5000억원가량 줄어든 셈이다.

K텔레콤 측은 이 같은 중간지주사 전환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올 초만 해도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연내 중간지주사 전환에 대해 강력한 뜻을 내비쳤지만 최근에는 그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시장에선 당분간 반도체 수요가 살아나기 힘들기 때문에 SK하이닉스 주가가 부진한 올해와 내년이 지배구조 개편 적기라는 판단을 내놓고 있다.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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