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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청년단체 "30대 배전공 추락사, 정부·한전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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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책임과 정부 관리·감독 강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통과돼야"

연합뉴스

아들의 억울한 죽음에 거리로 나온 아버지
지난달 3일 강원도 인제에서 불량 안전장비를 차고 고압전선 가설공사를 하던 중 추락사고로 숨진 30대 청년의 아버지 송긍식(64)씨가 지난 14일 아들이 일했던 업체 앞에서 노숙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청년 배전공 송현준(30)씨가 불량 안전장비를 차고 고압전선 가설공사를 하던 중 떨어져 숨진 사고와 관련해 청년단체가 19일 "고인의 죽음은 정부와 한국전력공사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년전태일은 이날 논평에서 지난달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산재 사망이 가장 많은 발주처 공기업이 한국전력공사라는 점과 2016년∼2018년 8월 한전 발주공사에서 18명이 숨졌다는 점을 들어 "고(故) 송현준의 추락사는 우연한 일이 아니라 한전이 만든 지속·반복되는 사망사고"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전은 형식적으로는 발주처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원청으로서 2년마다 여러 하청업체를 교체하는 형식으로 외주를 주며 배전공의 산재 사망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년전태일은 이번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김용균 법)에서 한전의 배전업무는 도급금지 대상에서 빠져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 단체는 "한전이 내는 배전공사의 발주는 다 합치면 수천억 원이지만, 발주를 여러 곳으로 쪼개서 주기 때문에 대부분 50억 이하 공사이며, 이는 발주처의 안전책임을 명시한 김용균 법 시행령 제56조를 빠져나가는 근거가 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30대 청년 배전공이 찼던 문제의 안전장비
지난달 3일 강원도 인제에서 고압전선 가설공사를 하던 중 추락사고로 숨진 30대 청년이 찼던 문제의 안전장비.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어 "산업안전 책임 주체인 한전이 그 책임을 지지 않으면서 현장에서는 노동자들이 계속 죽어 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가 2022년까지 산재 사망률을 절반으로 줄이려면 발주처라는 형식만 탓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산재 사망을 줄일 수 있는 한전의 책임을 강화하는 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더불어 정부의 관리·감독 강화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하루빨리 통과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현준씨는 한전 협력업체 소속으로 지난달 3일 오전 11시 27분께 인제군 서화면 서흥리에서 고압전선 가설공사를 하던 중 추락사고를 당해 숨졌다.

송씨의 아버지 송긍식(64)씨는 지난 5일부터 아들이 일했던 업체 앞에서 노숙 시위를 하며 업체에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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