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문래동 4~6가 일대 ‘붉은 수돗물’민원
서울시, 비상 현장대응하며 원인분석 나서
상수도 측 “원인은 노후 배수관으로 추정”
서울시 “노후 송배수관 신속 교체 예정”
21일 오전 10시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삼환아파트 주민들이 경비실과 관리사무소에 마련된 아리수를 대여섯 통씩 가져가며 이렇게 말했다.
삼환아파트 어린이집에서 일하는 강모씨(49)씨는 경비실에서 아리수 6병을 어린이집으로 가져가며 “오전부터 탁한 수돗물이 계속 나와 설거지도 아리수 물탱크차에서 가져온 물이나 페트병에 담은 아리수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21일 새벽부터 삼환아파트를 비롯한 일대 아파트 단지에 아리수를 담은 물탱크차 등을 지원하고 있다. 20일 오후부터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일대 지역에 '붉은 수돗물'이 나와서다. 삼환아파트 관리인은 지난 밤부터 “아리수를 실은 트럭이 아파트 단지에 3번 정도 다녀갔다”고 말했다.
2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삼환아파트 주민들이 서울시가 마련한 아리수를 경비실 등에서 가져가고 있다. 사진 김태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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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10시쯤 문래동 아파트 단지 내에 마련된 물탱크 차에서 김연희(81)씨가 아리수를 담아가고 있다. 사진 김태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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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바로 옆에 늘어선 공업사들은 분위기가 달랐다. 공업사들은 ‘붉은 수돗물’ 영향이 없었다. 아파트는 저수조 방식으로 수돗물을 공급하지만, 인근 상가 등은 물을 저장하지 않고 직수로 공급해서다. 식품기계조립 공업사 직원 신현철(52)씨는 "소식 듣고 물 틀어서 써봤지만 물이 깨끗했다”고 밝혔다. 알루미늄 공업사에서 일하는 민병채(43)씨도 물을 틀어보며 “이 곳 상가들은 ‘붉은 수돗물’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아파트 인근 공업사에서 근무하는 민병채(43)씨가 수돗물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 김태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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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이어 영등포 일대 '붉은 수돗물'이 생긴 원인에 대해서 이창학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아파트로 연결되는 노후 배수관로에 침전물이 들어온 것으로 추정한다”며 “영등포구청과 협의해 조속하게 송배수관로를 교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21일 오전 상수도본부 측이 현장에 급수지원팀, 밸브조절팀, 수질검사팀 등을 파견해 대응하고 있다.
‘붉은 수돗물’ 분석에는 시간이 걸린다. 김복순 서울물연구원 수질분석부장은 “연구원들이 오늘(21일) 새벽 문래동 일대에 수돗물을 수거해 오전부터 분석에 들어갔다”며 “수질분석 결과가 나오는데 약 일주일이 걸릴 것으로 보이고 해석은 그 때 가능하다”라고 밝혔다.
피해 기간이 길어져 수도요금 감면도 이루어질 전망이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남부사업소 요금과 측은 “수돗물 문제의 원인이 파악되고 해결되면 감면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선 어떤 방식으로든 감면조치가 이루어질 예정”이라면서 우선 “원인파악이 먼저”라고 밝혔다.
한편 박원순 시장은 21일 새벽 문래동 현장을 찾아 조치내용과 식수공급상황 등을 점검하며 “먹는 물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은 서울시로서는 치욕적인 일”이라며 “노후 송배수관은 긴급 예산을 편성해서라도 교체 등의 조치를 하라”고 지시했다.
김태호 기자 kim.ta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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