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그루치과의원]
자는 새 심어 통증·공포 못 느껴
CT 촬영으로 구강 구조 정밀진단
임플란트 이식할 최적 위치 설정
한그루치과 박진성 원장이 치아의 복잡한 신경 구조와 세균을 25배 확대해 볼 수 있는 정밀기기인 미세현미경을 이용해 죽어가는 치아를 살리는 난도 높은 신경치료를 하고 있다. 김동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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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먹어도 치과 가는 건 좀 무섭더라고요. 윙 거리는 기계 소리가 싫고 치아에 전해지는 느낌이 껄끄러워서 거의 20년 만에 치과를 찾은 것 같아요.”
경남 진주시에 사는 강모(45)씨는 치과 공포증 탓에 스케일링 한 번 제대로 받지 않을 만큼 치과를 멀리했다. 그 사이 충치와 치주 질환이 악화했다. 치아가 흔들리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강씨는 치과를 찾았다. 아랫니가 거의 망가져 임플란트 10개를 심어야 했다. 강씨는 치료가 시급했지만 뼈에 나사를 박는 치료 과정이 두려워 망설였다. 강씨를 치료한 한그루치과의원 박진성 원장은 ‘수면 치과 치료’와 함께 ‘3D 가이드’ 를 이용한 맞춤 임플란트로 시술을 진행했다. 수면 치과 치료는 수면내시경과 같은 원리다. 환자를 잠시 재워놓은 뒤 치료를 한다. 3D 가이드 임플란트는 3D 덴탈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구강을 진단해 저작력 회복에 가장 적합한 임플란트 식립 위치를 찾고 마우스피스 형태로 출력하는 것이다. 환자가 장치를 착용하고 있으면 의사는 미리 정해진 위치에 빠르게 임플란트를 하면서 시술 시간을 기존의 절반 정도로 단축할 수 있다. 박원장은 “강씨의 경우 수면 마취를 한 뒤 30분 만에 10개의 임플란트를 심었다”며 “환자가 통증이나 긴 시술 시간에 대한 부담감을 덜었고 시간 단축으로 부기·통증 같은 합병증 우려도 줄었다”고 말했다.
환자는 치료 과정 기억 못 해
치과 치료에 심리적 부담감을 호소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특히 임플란트 같은 치료를 받을 때 수술 중 출혈·통증을 걱정한다. 최근 치과 치료는 환자가 부담감을 떨쳐내고 적극적으로 첨단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으로 진화하고 있다. 강씨가 받은 수면 치과 치료와 3D 가이드를 이용한 맞춤 임플란트가 대표적이다. 박 원장은 “기계음이나 마취 과정에서 안 좋은 기억이 한번 생기면 다시 치과 가기를 꺼려 치아가 망가지고 나서야 치과를 찾는 경우가 많다”며 “미국의 경우 강씨처럼 치과 공포증 때문에 치료를 안 받는 사람이 20%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다”고 말했다.
수면 치과 치료는 반수면 상태에서 진행한다. 환자는 치료를 받는 동안 의사의 지시에 따라 입을 벌리거나 고개를 옆으로 돌린다. 하지만 깨어나면 기억을 하지는 못한다. 박 원장은 “환자는 치료 과정의 불쾌함이나 무서움을 느끼지 못한다”며 “사랑니 발치나 임플란트, 신경치료 같은 치과 치료에서 환자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치과 치료 중에서도 임플란트 시술은 환자가 치료 결과에 부담을 적잖게 갖는다. 임플란트 치료의 성패는 환자의 구강 구조를 정밀하게 파악해 저작력을 회복할 수 있는 위치에 임플란트를 심는 데 달렸다. 환자마다 잇몸뼈의 모양과 골밀도, 신경·혈관 위치가 다르다. 3D CT로 구강을 촬영하면 구강 구조를 정확히 진단해 이상적인 임플란트 위치를 설정할 수 있다. 또 뼈에 무리를 주거나 신경을 건드리지 않고 임플란트를 심을 수 있다. 박 원장은 “기존에는 X선 촬영을 해 2차원 영상을 보며 의사의 손기술과 감각에 주로 의존했다”며 “3D 가이드를 활용하면 오차·합병증을 줄여줘 임플란트 수명이 길어지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자연치아를 살리는 첨단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 미세현미경 수술이 대표적이다. 미세현미경 수술은 25배 확대된 화면을 보며 치료를 하는 정밀기기다. 기존에는 발치 외에는 방법이 없었던 치아를 살려내고 난도 높은 치과 치료에서 성공률을 높여준다. 박 원장은 “예컨대 일반적인 신경치료의 성공률은 85% 정도인데 신경 통로(신경관)의 구조가 워낙 복잡해 맨눈으로는 서식하는 세균을 완벽히 죽이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며 “미세현미경을 이용하면 치아 뿌리 끝의 복잡한 구조를 잘 볼 수있어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치료 성공률 높이는 미세현미경
임씨가 받은 재신경치료는 신경치료를 했는데도 통증이 계속 생겨 미세현미경을 이용해 숨은 신경관을 찾아서 치료한 케이스다. 또한 미세현미경을 이용한 치근단절제술은 치아 뿌리 끝을 육안보다 25배 더 확대해서 세균을 제거하는 치료를 말한다. 자기 치아를 살리는 좋은 방법이다. 반면 미세현미경을 이용한 자기치아재식술은 치근단절제술이 어려운 안쪽 큰 어금니에 적용하는 시술로 치아를 뽑은 뒤 미세현미경을 이용해 치료 후 15분 이내에 다시 심는 것을 말한다. 박 원장은 “미세현미경으로 난도 높은 치료가 가능해지면서 자연치아를 살릴 기회가 커졌다”며 “치근단절제술의 성공률은 50% 정도지만 미세현미경을 이용하면 90%까지 높아진다”고 말했다.
『박진성 원장이 알려주는 수면 치과 치료』
-수면 치과 치료는 위험하지 않나.
적절한 환경만 갖춰지면 전혀 위험하지 않다. 호흡·맥박 등 환자의 생체 징후를 실시간 감지하는 장비를 갖춘 치과에서 의사의 지시 아래 약물을 주입하고, 전담 간호사가 있으면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다. 다만 천식, 만성폐쇄성 폐 질환 등 호흡기 질환자는 수면 치과 치료를 받을 수 없다. 수면 마취는 환자가 스스로 호흡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자칫 자가 호흡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수면 치과 치료 전 전신 병력을 확인하고 의료진과 가능 여부를 상담해야 한다.
-자연치아의 상태가 안 좋으면 임플란트를 빨리 심어야 할까.
아니다. 자연치아를 살릴 기회가 있다면 무조건 살려야 한다. 씹는 기능과 주변 잇몸·치아 건강에 자연치아만큼 좋은 건 없다. 임플란트는 도저히 자연 치아를 살릴 수 없을 때 선택하는 다음 순위다. 일례로 임플란트는 자연치아와 달리 치아 간 간격이 없어 치태 등이 생기기 쉽다. 자연치아는 이상이 생기면 시린 증상 등 신호를 보내지만 임플란트는 주위 염증이 심각해지기 전까지는 별 증상이 없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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