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 살해 사건' 피의자 고유정이 지난 12일 오전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제주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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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전남편 살인사건'의 피의자 고유정(36)에 대해 초동수사를 담당한 경찰관들이 "현대판 조리돌림"을 우려해 현장검증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고씨 사건의 초동수사를 담당한 제주동부경찰서 경찰관 5명은 지난 20일 오후 경찰 내부 통신망 '폴넷'에 '제주 전 남편 살인사건 수사 관련 입장문'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들은 "우리 경찰서 관내에서 발생한 살인사건과 관련해 일부 왜곡된 언론보도로 인해 경찰의 명예가 실추됐다. 몇가지 사실관계에 대하여 말씀드리겠다"며 부실수사 의혹을 부른 지점들에 대해 해명했다.
이들은 특히 현장검증 미시행에 대해 "피의자가 지속적으로 우발적 살인을 주장해 현장검증의 실익이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의 현장검증은 '야만적인 현대판 조리돌림'이라는 박기남 제주동부경찰서 서장의 결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리돌림은 형벌의 일종으로, 육체적 체벌은 아니지만 죄인의 죄상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수치심을 주는 소극적 제재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시대에 마을 단위로 시행되곤 했다. 중국과 서양 등에서도 과거부터 유사한 형벌이 이뤄졌다.
마을의 규범을 어기면 벌거벗기거나 범법 내용을 적은 팻말을 목에 걸고 손발을 포박한 상태로 이리저리 끌고 다니면서 망신을 줬다고 한다.
조리돌림의 가까운 사례로는 1961년 5·16 군사정변 직후 군인들이 이정재 등 자유당 시절 정치 깡패들에게 "나는 깡패입니다, 국민의 심판을 받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을 들고 다니며 가두행진을 시킨 일이 있다.
한편 경찰의 해명은 여론의 공분을 사고 있다. 누리꾼 A는 "무능한 경찰이 참 변명도 가지가지"라며 "경찰은 고유정 공범이나 마찬가지"라고 비난했다. "제주경찰은 이제 감찰대상이다", "경찰이 희대의 살인마 고유정 비호에만 급급한가. 잔혹범죄에 대한 치욕적 수사 역사로 남을 것이다"는 반응도 있었다.
조해람 인턴기자 chrbb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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