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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필리핀 두테르테 "남중국해 배타적수역 中조업 가능…우린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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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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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자국이 독점권을 갖고 있는 남중국해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중국이 조업 활동을 하는 것을 허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EZ는 해안선에서 200해리 안의 경제 수역을 뜻하는 것으로, 모든 자원에 대해 독점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EEZ에서 중국의 조업을 허용하는 것에 대해 필리핀 정부 관계자들은 위헌이라고 경고했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2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살바도르 파넬로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이날 지역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과의 우정을 생각해 특권을 부여하고 있다"며 "필리핀과 중국은 자금지원·무역 관계를 확장하고 있는데 이 역시 우정 덕분 "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중국과의 협상을 통해 필리핀을 발전시키기로 했고, 우리는 그들로부터 이익을 얻고 있다"며 "때문에 우리도 필리핀이 소유한 것을 약간 중국에 제공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파넬로 대변인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결코 필리핀의 주권을 중국에 양보하려는 뜻은 없다고 강조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에도 "중국이 필리핀의 EEZ에서 조업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며 "우리는 친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 중국 선박에 부딪혀 해당 지역에서 침몰한 필리핀 어선의 선원들이 이 지역을 필리핀의 배타적 조업구역으로 선포해달라고 요구한 것을 일축한 것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어 "그 지역에는 영유권 분쟁이 있다"면서 "우리 입장에서는 그 사건이 우리 관할구역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그들의 관할구역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필리핀 정부 관료들은 반발했다. EEZ에서 중국의 조업활동을 허용하면 헌법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판필로 락슨 상원의원은 "우정이 배타적 경제적 권리를 포기할 근거는 절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필리핀 대법원의 안토니오 카피오 판사는 성명서를 통해 "정부 관리가 필리핀 국민의 주권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2016년 6월 취임한 두테르테 대통령은 실리외교를 표방하며 친(親) 중국 노선을 펴고 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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