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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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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화웨이` 압박없이…트럼프, 韓기업인 띄우며 "美투자 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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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韓기업인 회동 ◆

매일경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0일 오전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류진 풍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트럼프 대통령, 제임스 김 암참 회장, 허영인 SPC 회장,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로이터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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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우(杞憂)였다. 거친 통상 압박을 예상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국내 기업 총수들 간 만남은 말 그대로 화기애애했다. 국내 기업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칭찬과 덕담에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밝은 분위기 속에 한국 기업에 대해 미국 내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 만나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많은 투자를 했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했다"며 "현대차·삼성·CJ·두산·SK 계열사들이 막대한 투자를 통해 미국에 새로 창출한 일자리가 총 5만개가 넘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앞자리에 앉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등에게 잠시 일어서 달라고 청해 박수와 함께 감사의 뜻을 직접 전했다. 그는"지금보다 (대미) 투자를 확대하기에 적절한 기회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계속 대기업들을 필두로 한국 기업들이 투자를 더 적극적으로 확대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과 한국은 무역 불균형 해소에도 큰 진전을 보였다"며 "지난해 한국에 대한 미국 상품수지 적자 폭을 전년 대비 20% 이상 줄였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산 자동차 수입 쿼터가 2배로 늘어난 점에 미국 완성차 회사들이 기뻐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보다 균형 잡힌 무역 관계 달성을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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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롯데그룹 대미 투자건을 구체적으로 지목하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각별한 감사를 표했다. 그는 "롯데를 비롯해 (취임 이후인) 2017년 이래 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는 수십억 달러 확대됐다"며 롯데그룹이 루이지애나에 3조6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을 예로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텔·리조트 사업 경영인 출신답게 한국 기업들 건물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그는 삼성 본사 건물을 언급하면서 "미국에서는 수평적으로 건물을 짓는데 삼성은 건물을 부분부분 쌓아올린 모양"이라며 "꼭 한번 방문해서 배워보고 싶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롯데월드타워에 대해서는 "처음 높은 빌딩을 보고 굉장히 감탄을 했는데 그게 롯데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대한항공이 보잉 최신 항공기를 30대 구매하기로 했다. 계약 규모는 90억달러를 넘는다"면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대신 간담회에 참석한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와 에릭 존 보잉코리아 대표를 불러 "787드림라이너는 훌륭한 기체다. 감사하다"고 치하했다.

이날 만남에서 중국을 겨냥한 통상 압박 언급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실제는 달랐다.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에 대한 언급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한 인사는 "전날 미·중 간 무역 협상 재개에 합의했기 때문이 아니겠나 짐작하고 있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해 오히려 칭찬 발언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미국 간 무역 협상은 오사카 회담을 계기로 정상 궤도로 복귀했다"면서 시진핑 주석에 대해 "굉장히 강한 인물이고 영리하며, 미국을 굉장히 좋아하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회동에는 5대 그룹 총수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 정의선 수석부회장, 최태원 회장, 신동빈 회장이 참석했으며, LG그룹에서는 구광모 회장 대신 권영수 부회장이 자리를 함께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도 참석했다. 허영인 SPC 회장, 박준 농심 부회장 등 유통·식품 업계 대표들도 초청됐다.

[한예경 기자 / 이종혁 기자 /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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