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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 설사의 증상은 폭넓고 다양하다. 복통·구토를 동반하기도 하고 심하면 발열·혈변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단순 설사부터 패혈증까지 생길 수 있다. 특히 2세 이하의 유아나 노인, 면역 기능이 떨어져 있거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합병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지사제 복용하면 되레 병 키울 수도
여행자 설사의 대부분은 대장균과 같은 유해 세균의 감염이 원인이다. 평소 내성이 생기지 않은 유해균이 몸속으로 들어와 증상이 생긴다. 특히 습도·기온이 높은 지역에서는 세균의 활동이 활발해져 감염률이 높아진다. 세균은 주로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체내에 들어온다.
낯선 환경도 원인이다. 외국의 토양·공기·물 등에 존재하는 미생물 균총(미생물 집단)이 우리나라와 다르기 때문이다. 이는 장 속 미생물의 균형을 깨뜨려 설사를 유발한다.
설사가 계속되면 대다수가 지사제를 복용한다. 하지만 지사제를 복용해 인위적으로 설사를 멎게 하면 오히려 병을 키울 수 있다. 또한 침습성 세균 등에 의해 심한 장염이 생겨 설사하는 경우엔 패혈증으로 이어져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대한여행의학회는 “여행 중 하루 세 번 이상 설사·복통 증상이 있으면서 38도 이상 고열이 나거나 대변에서 피·점액이 섞여 나오면 침습성 세균 등에 의한 장염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반드시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여행자 설사를 예방하려면 일단 세균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수돗물이나 길거리 음식은 피하고 청결한 물과 음식만 먹는다. 채소·과일 등을 씻을 때도 생수를 사용한다. 손도 자주 씻는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유해균을 완벽히 차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유산균은 몸에 좋은 유익균이다. 설사를 일으키는 병원성 미생물과 장내 유해균을 죽이거나 증식을 억제한다. 유산균은 장 속 유익균은 늘려주고 유해균은 억제해 탈이 난 장을 자연스럽게 안정시켜준다. 식중독의 원인균이 자랄 수 없는 환경을 만든다. 여행 일주일 전에 고함량·고기능성 유산균을 섭취하면 장내 유익균 수를 늘려 물갈이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실제 유럽에서는 여행 전 정제·캡슐·스틱형 등의 유산균 제품을 섭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난해 ‘대한역학회지’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프로바이오틱스가 여행자 설사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산균이 설사 증상에 효과적이라는 것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알려졌다. 2011년 중앙대병원이 설사형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에게 8주 동안 유산균 제제를 투여한 결과, 50%의 개선 효과가 있었다.
장내 생존율 높을수록 효과 좋아
체내 미생물의 대사를 돕는 프로바이오틱스는 장내에 유익한 균이자 장 건강을 위한 필수 요소다. 제품을 선택할 땐 우선 ‘장내 생존율’을 따져봐야 한다. 균 자체가 아무리 좋아도 식도와 위를 거쳐 장까지 살아서 도달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유산균은 살아 있는 균이기 때문에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소화 과정에서 위산·담즙산·소화효소에 의해 90% 이상은 죽고 나머지 10%만 살아남는다. 즉 유산균이 장까지 살아가려면 위산과 담즙산에 견뎌야 한다.
그래서 최근에는 생존력이 강한 ‘프롤린 유산균’이 주목받고 있다. 프롤린(Proline)이라는 아미노산 성분을 첨가한 유산균 제품을 말한다. 프롤린은 식물·미생물이 외부적·환경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내뿜는 물질이다.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중 하나로, 몸에 좋은 콜라겐을 구성하는 성분이다. 즉 균주 자체의 생존력을 강화하기 위해 유산균 제조 과정에서 아예 프롤린을 함께 첨가하는 것이다. 프롤린이 유산균과 만나면 균주 자체의 내산성(산에 견디는 정도)·내담즙성·안정성을 향상시킨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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