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송정수 중앙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송정수 교수는 머지않아 안전하고 효과적인 통풍 치료제가 개발될 것으로 전망했다. 프리랜서 김동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통풍 환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14년 30만8725명이던 환자 수가 지난해 43만953명까지 늘었다. 통풍은 고기나 생선에 있는 필수아미노산인 퓨린이 대사를 거쳐 요산으로 만들어진 뒤 소변으로 배출돼야 하는데 체내에 쌓이는 질환이다. 여러 원인이 있지만 식습관이 서구화되고 노화로 요산이 쌓이기 쉬운 고령 인구가 많아지면서 환자가 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병률이 전체 인구 중 약 2%(2016년 기준)로 높다.”
-통증 등 증상이 고통스러운 이유는.
“요산이 소변으로 적게 빠져나가고 혈액으로 들어가 각 조직으로 퍼지면서 나트륨과 만난다. 그러면 바늘 모양의 결정인 나트륨요산염이 된다. 이걸 면역체계가 이물질로 인식해 백혈구가 달라붙고 염증 반응이 일어난다. 포화용액의 온도가 떨어지면 결정이 생기듯 체온이 떨어지는 곳일수록 결정이 잘 생긴다. 주로 발끝부터 통풍이 생기는 이유다.”
-체내에서 요산이 쌓이지 않게 하는 것이 치료의 관건일 텐데.
“그렇다. 통풍은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요산 자체가 과다하게 생성되는 경우(과다생성형)와 생성된 요산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는 경우(배출저하형)다. 국내 환자 중 90%가 배출저하형이다. 통풍의 원인과 종류에 따라 약물치료를 한다. 과다생성형은 요산생성억제제, 배출저하형은 요산배설촉진제를 쓴다고 보면 된다.”
-종류도 여러 가지인데.
“요산생성억제제로는 알로푸리놀(이하 성분명), 페북소스타트, 요산배설촉진제로는 벤즈브로마론, 프로베네시드가 대표적인 약제다. 저마다 특징이 있다. 알로푸리놀은 1960년대에 개발돼 가장 오래된 약이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는 통풍약이다. 근데 효과가 좀 약하다. 페북소스타트는 2012년 일본에서 개발된 약으로 효과가 알로푸리놀의 두 배 이상이다. 요산배설촉진제 중에선 프로베네시드의 효과가 약하다. 미국에선 쓰지만 우리나라에선 거의 안 쓴다. 반면 벤즈브로마론은 효과가 좋은 편이다.”
-근데 통풍 치료제와 관련해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알로푸리놀은 2%에서 두드러기·스티븐스존슨증후군·독성표피괴사용해 등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난다. 개인적으로 더 좋은 약이 나온다면 퇴출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 정도다. 페북소스타트는 부작용이 별로 없다고 알려졌었는데, 지난해 3월 저명 학술지인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알로푸리놀 사용 그룹보다 사망률이 약 1.3배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실렸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페북소스타트를 1차 치료제로 더는 쓰지 못하게 했다. 벤즈브로마론은 요로결석 부작용이 있다. 그래서 요로결석이 있으면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또 신장 기능이 떨어진 사람은 효과가 작다. 설사 등의 부작용도 있다. 우리나라엔 아직 없지만 미국에선 독성 간염으로 사망한 사례도 있다.”
-현재로선 처방이 쉽지 않겠다.
“복잡한 시기다. 딜레마도 있다. 요산생성억제제의 경우 지난해 이슈가 된 페북소스타트를 사용하자니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느냐가 문제고, 이 약을 안 쓰면 다시 알로푸리놀로 돌아가야 하는 데, 그것도 쉽지 않다. 우리나라 사람은 미국 사람과 달리 알로푸리놀 부작용이 더 많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그러기는 위험하다. 다행스러운 건 신약이 개발되고 있다는 점이다.”
-개발 중인 약은 어떤 약인가.
“요산배설촉진제다. 현재 사용되는 약보다 합병증·부작용 위험이 작은 약이다. 그중 하나가 JW중외제약에서 개발 중인 ‘URC102’다. 직접 임상시험을 총괄하고 있다. 현재 임상 2b상에 돌입했다. 기대가 많이 된다. 임상시험에서 효과가 꽤 좋다. 요산 수치가 잘 떨어지고 요로결석 등 기존 약에서 나타나던 부작용도 거의 없다. 현재 임상 2b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환자를 모집하는 중이다. 이 임상시험은 2020년에 완료할 계획이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