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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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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천지개벽](16)고양시 향동지구-‘서울 옆세권’ 신도시·고양선 후광효과 ‘들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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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북부 가재울뉴타운을 지나 차로 10여분 달리다 보면 은평구와 고양시 경계 오른편에 수색동 은평공영차고지가 나온다. 차고지 쪽으로 조금 더 안으로 들어서면 은행산에 둘러싸인 택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고양시 덕양구 향동지구다. 향동지구 초입에 위치한 ‘DMC리슈빌더포레스트’(총 969가구)는 올 2월 입주를 마쳤다. 단지 북쪽과 동쪽에 위치한 ‘DMC호반베르디움더포레’ 1·2·4단지도 각각 오는 7월 입주를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그 옆에는 단독주택용지가 곱게 정돈돼 있다. 향동지구가 택지지구로 지정되지 않았던 15년여 전만 하더라도 작은 집들과 비닐하우스, 논밭이 군락을 이루던 곳이다.

매경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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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기 신도시 중 하나로 고양시 창릉신도시가 지정되면서 고양 일산신도시, 파주 운정신도시 등 수도권 서북부 집값 하락 우려가 높아졌다. 반면 향동지구는 교통 여건이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오히려 주목받는 모습이다. 마침 2016년부터 분양됐던 아파트 단지들이 입주를 시작하면서 향동지구를 주목하는 수요자가 더욱 늘었다.

향동지구는 고양시 덕양구 향동동 일대에 총 121만3255㎡ 규모로 조성되는 공공택지지구다. 조성이 완료되면 공동주택 8500여가구, 인구 약 2만3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미니신도시다.

향동지구가 있는 향동동은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속한다. 동쪽은 서울특별시 은평구와 접하고 북쪽은 서울 용두동, 남쪽은 고양 덕은동과 서울 은평구 수색·증산과 경계를 이룬다. 서쪽으로는 꽃을 많이 심었다는 꽃밭, 즉 ‘화전동(花田洞)’과 접해 있는데 향동동 역시 예로부터 봄이 되면 온 산골짜기에 꽃이 만발했다고 한다. 꽃향기가 마을에 가득하다는 의미로 ‘향동동(香洞洞)’이라는 지명이 붙었다.

향동지구는 서울과 일산이 연결되는 대첩로에서 시작해 서오릉으로 이어지는 봉산로 주변에 위치했다. 망월산과 봉산 기슭에 긴 골짜기를 따라서 길게 자리 잡은 ‘골짜기 마을’인 셈이다.

서오릉이 있는 용두동에서 진입할 수 있고 수색동과 화전동에서도 접근 가능해 나쁘지 않은 입지인데도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로 묶여 있던 탓에 향동동은 화전동과 같이 여러 가지 규제에 의해 개발이 제한된 마을이었다. 산에 둘러싸인 분지인 데다 서울 쪽으로 난 진입로가 협소하다 보니 지역 사정에 밝은 토착민을 제외한 일반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었다. 지난 2005년 그린벨트에서 해제되고 2006년 택지로 지정된 이후에야 향동동 주택과 비닐하우스, 논밭이며 창고가 아파트 부지로 개발됐다.

향동지구 첫 민간 분양단지 DMC리슈빌더포레스트는 2016년 최초 분양 당시 평균 청약경쟁률 8 대 1을 기록하며 계약 시작 일주일 만에 완판된 바 있다. 이어 공급된 DMC호반베르디움더포레 역시 평균 24 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했다. 이어 분양된 아파트 단지들도 줄줄이 1순위 마감했다.

단 한 가지, 대중교통이 문제였다. 서울에 붙어 있다시피 한 입지인데도 향동지구 인근에는 걸어서 이용 가능한 지하철역이 없다. 대중교통 여건이 미흡한 탓에 최근 몇 년간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는 동안 향동지구는 수요자 관심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었다. 하지만 올 2월 DMC리슈빌더포레스트에서 첫 입주자를 받은 향동지구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입주 채비를 마쳤거나 올해 갓 입주한 신축 아파트에 억대의 웃돈이 붙는 등 향동지구가 3기 신도시 2차 발표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리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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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와 각 아파트 입주자 모집공고를 살펴본 결과 향동지구 아파트 3곳의 웃돈이 약 1억2000만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정부의 고양선(가칭) 신설 계획에 따라 한순간에 ‘향동지구역’ 역세권이 되는 ‘DMC호반베르디움더포레4단지’ 웃돈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아파트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 5월 27일 6억1425만원(4층)에 실거래됐다. 최초 분양가가 4억4000만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웃돈만 1억7000만원에 달하는 셈이다.

지난 2월 입주한 DMC리슈빌더포레스트 전용 84㎡는 분양 당시 4억4300만원 정도에 거래됐지만 올 5월 5억2965만원(10층)에 주인이 바뀌면서 1억원 가까운 웃돈을 형성했다. 7월 입주하는 호반베르디움더포레2단지 전용 84㎡ 역시 1억원 넘는 웃돈이 붙어 실거래됐다. 향동지구 일대 아파트와 분양권 매매가격을 종합한 결과 아파트 분양가 대비 평균 1억2000만원가량 올랐다.

향동지구 내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3기 신도시 발표 직후에 집값이 들썩거리자 어떤 집주인은 계약금을 물어주면서까지 매물을 거둬들였다”면서 “최근에는 웃돈을 2억원 붙인 매물도 나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향동지구 아파트값이 뛴 비결을 입지와 향후 교통망 확충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동쪽과 남쪽으로 각각 서울 은평구, 마포구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는 곳”이라면서 “그간 ‘무늬만 경기도’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뛰어난 서울 접근성을 지닌 데다 대중교통 인프라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면서 몸값이 뛰었다”고 분석했다.

북쪽으로 삼송·원흥지구와 은평뉴타운이 있고 남쪽으로 상암DMC, 수색·증산뉴타운 등과 붙어 있는 향동지구는 직선거리로 종로까지 11㎞, 여의도는 8㎞, 신촌은 5㎞ 정도 떨어져 있다. 서울 은평·마포구와 맞닿아 있는, 서울 생활권이다. 차량 이용 시 자유로, 내부순환로, 북부간선도로, 외곽순환도로 등으로 진·출입이 수월하다. 상암DMC나 마곡지구까지 10분 정도면 도달 가능하다. 망월산이 지구를 둘러싸고 있어 주거환경도 쾌적하다.

서울과 가까운 데 반해 분양가는 서울보다 훨씬 저렴하다. 향동지구 내 아파트는 3.3㎡당 1200만~1300만원 초반대 분양가로 공급됐다. 그린벨트 해제 지역의 공공택지지구인 만큼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됐다. 분양 당시 상암DMC 인근 아파트가 3.3㎡당 2000만원을 훌쩍 넘어섰던 것과 비교하면 가격 경쟁력이 상당한 편이다. 입주를 앞두고 가격이 급등했다고는 하나 향동지구 아파트값은 입지에 따라 3.3㎡당 1500만~1800만원 선이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평균 아파트값이 3.3㎡당 2584만원, 인근 가재울뉴타운이 위치한 서대문구 북가좌동 평균 아파트값이 3.3㎡당 2120만원 수준이다(6월 20일 부동산114 시세 기준). 김광석 리얼투데이 이사는 “물론 서울과 입지는 천지차이지만 저렴한 가격에 내집마련을 원하는 실수요자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대중교통 여건이 여전히 미흡한 점은 최고 약점으로 꼽힌다. 지구 주변에 경의중앙선 수색역과 지하철 6호선·공항철도 DMC역을 두고 있지만 역까지는 2㎞ 남짓 떨어진 데다 지구를 관통하는 지하철역이 없다. 고양선 신설 계획이 발표됐지만 실제 착공, 개통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마땅한 대중교통 인프라가 없는 셈이다.

[정다운 기자 jeongdw@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14호 (2019.06.26~2019.07.0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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