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7 (수)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영국 브렉시트당 의원 유럽의회서 "브렉시트는 노예 상태에서 해방되는 것"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지난 3일(현지시간) 열린 유럽의회 개회식에서 영국 브렉시트당 소속 의원들이 ‘유럽연합(EU) 노래’가 연주되는 동안 등을 돌리고 서 있다. EU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스트라스부르|AF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주장하는 영국 브렉시트당 소속 유럽의회 의원들이 유럽의회에서 잇따른 돌출 발언과 행동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브렉시트당 소속 앤 위드컴 유럽의회 의원은 4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의회 회의에서 브렉시트는 영국이 노예 상태에서 해방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발언에서 “억압받는 자들이 압제자에게, 노예가 노예 소유주에게, 농노가 봉건영주에게, 식민지가 제국에 저항하는 것은 역사의 꾸준한 흐름이었다. 그리고 바로 그것이 영국이 (EU를) 떠나려는 이유”라면서 “당신이 어떤 언어를 쓰든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떠날 것이고 떠날 수 있어서 기쁘다. 우리는 나간다”고 말했다.

위드컴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그가 지난 2일 EU 28개국 정상들이 정치적 타협을 통해 EU 지도부를 인선한 것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위드컴 의원은 “(인선과정이) 조금도 민주적이지 않고 그것이 영국이 올해 할로윈(10월31일)에 이곳(EU)를 떠나야 하는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라면서 “그런 방식이 EU가 생각하는 민주주의라면 그것은 이곳에 의원들을 보낸 국가들에 대한 심각한 배신”이라고 비판했다.

위드컴 의원은 보수당 하원의원 출신으로 지난 5월말 유럽의회 선거를 통해 유럽의회 의원이 됐다. 당시 선거에서 브렉시트당은 30.74%로 영국 정당들 가운데 득표율 1위를 기록해 29명의 의원을 유럽의회로 보냈다. 브렉시트당은 브렉시트가 당의 유일한 정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반유럽통합 성향 정당이다.

브렉시트당 소속 유럽의회 의원 알렉산드라 필립스는 트위터에 “눈물이 난다. 그(위드컴 의원)는 무시된 다수를 대변한다”고 썼다. 반면 유럽의회의 브렉시트 운영위원회 위원장인 기 베르호프스타트 유럽의회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브렉시트당 대표인) 나이절 패라지와 (유럽의회에서) 누가 더 최고의 광대인지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자유민주당 소속 마틴 호우드 유럽의회 의원은 이날 유럽의회 발언에서 “영국이 어떤 의미에서든 영국의 과거 식민지 또는 노예제의 희생자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하는 것은 심히 모욕적이다. 위드컴의 발언은 노예제와 식민주의를 겪은 이들의 고통을 하찮게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브렉시트당 소속 유럽의회 의원들은 유럽의회 개원일이었던 지난 2일에는 EU의 공식 노래인 ‘환희의 송가’가 연주되는 동안 의장석을 향해 집단으로 등을 돌린 채 기립해 논란을 빚었다. 패라지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유럽의회 브렉시트당 의원들은 당당하게 저항하는 의미에서 이곳에 왔다”며 “그들은 우리가 이곳에 있다는 것을 안다”라고 썼다. 영국 노동당 유럽의회 의원 리처드 코베트는 ‘애처롭다’고 말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영국은 2016년 국민투표를 통해 2019년 3월29일 브렉시트를 하기로 결정했으나 브렉시트 합의안의 의회 승인이 세 차례 부결되면서 브렉시트 시점을 두 차례 연기했다. 오는 10월31일 영국이 예정대로 브렉시트를 단행할 경우 브렉시트당을 포함한 영국의 유럽의회 의원들은 모두 유럽의회 의원직을 내려놓게 된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최신 뉴스두고 두고 읽는 뉴스인기 무료만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