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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NGO 난민구조선, 또 입항금지 명령 어기고 伊항만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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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난민선도 입항 대기 중…극우 부총리 난민 강경 정책 '시험대'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지난 주 독일 비정부기구(NGO) 난민구조선이 입항금지 명령을 어기고 람페두사 섬에 진입한데 이어 또다른 난민구조선이 강경 난민 정책을 펼치고 있는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에 반기를 들었다.

이탈리아 뉴스채널인 스카이TG24는 6일(현지시간) 오후 이탈리아의 난민구조 NGO '메디테라네아 세이빙 휴먼스'(이하 메디테라네아)가 운영하는 난민구조선 '알렉스'가 살비니 부총리의 입항 금지 명령에도 불구하고 경찰의 저지를 뚫고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 항만에 닻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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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람페두사 항에 닻을 내린 이탈리아 NGO의 난민구조선 '알렉스' [ANSA통신]



이틀 전 리비아 연안에서 구조한 난민 41명을 태우고 있는 이 배는 이탈리아와 몰타 정부의 합의에 따라 당초 몰타에 입항하도록 요구받았다.

그러나 전날부터 람페두사 근해에서 대기 중이던 메디테라네아 측은 난민들의 건강과 선내 위생 상태를 감안하면 항해에 11시간가량 걸리는 몰타로 뱃머리를 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이같은 명령에 불응했다.

이 단체는 살비니 부총리가 이탈리아 선적 선박이 이탈리아 영해에 진입하는 것을 막을 수 없을 뿐 아니라, 바다에서 구조된 사람들을 태우고 있는 선박에는 이런 입항 금지 명령 자체가 적용될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18명이 적정 탑승 인원인 이 배에는 승선원까지 포함하면 약 60명이 타고 있어 구조된 난민들이 무더운 날씨에 비좁은 공간에서 고통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배에 타고 있던 임산부와 미성년자 등 다른 난민 13명은 인도적인 이유를 고려한 이탈리아 당국의 배려로 전날 람페두사 항에 먼저 내렸다.

전날 새벽 리비아 연안에서 구조한 난민 65명을 태운 독일 NGO '시아이'(Sea Eye)의 난민구조선 '알란 쿠르디'도 살비니 부총리의 서슬 퍼런 입항 금지 명령에도 불구하고, 람페두사 항구에 들어올 준비를 하고 있어 또 다른 갈등을 예고했다.

앞서 독일 NGO '시워치'가 운영하는 난민구조선은 이탈리아 정부의 입항 불허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29일 지중해에서 구조한 난민 40명을 태운 채 구조 16일 만에 람페두사 섬에 들어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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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독일 난민구조선의 선장 카롤라 라케테 [로이터=연합뉴스]



이 배의 독일인 선장 카롤라 라케테는 이 과정에서 진입을 막는 이탈리아 경찰의 소형 순시선을 들이받기도 했다. 그는 입항 즉시 불법 난민 지원과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으나, 이탈리아 법원은 "직무상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의무를 수행한 것"이라고 규정하며 석방해 살비니 부총리의 거센 반발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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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 [AP=연합뉴스]



살비니 부총리는 지난해 6월 취임 이래 "이탈리아가 유럽의 '난민캠프'가 될 수 없다"며 민간 난민구조선의 이탈리아 입항을 금지하는 등 강경 난민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최근에는 살비니 부총리의 주도로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이탈리아 항만에 입항하는 NGO 선박에 최대 5만 유로(약 6천5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법령을 채택하기도 했다.

하지만, 불과 1주일 사이에 난민구조 NGO들이 속속 살비니 부총리의 정책에 전면적으로 대항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어 그의 강경 난민 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일간 코리에레델라세라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탈리아 국민의 59%는 난민구조 NGO 선박에 항구를 봉쇄한 살비니 부총리의 정책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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