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리포트] 분당차병원 신경과 김옥준 교수팀
세계서 가장 많이 쓰이는 ‘휴미라’
쥐 대상 실험서 기억력 개선 확인
난치성 뇌 질환 치료에 도움될 듯
분당차병원 신경과 김옥준 교수팀은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인 휴미라(아달리무맙)가 뇌 신경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손상된 신경세포의 회복을 도와 기억력을 호전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세계 최초로 발표했다고 밝혔다.
휴미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다. 인체 내 염증을 촉발하는 분자(TNF-α)를 억제해 류머티즘 관절염을 치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옥준 교수팀은 TNA-α가 증가하면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로 꼽히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도 증가한다는 점에 착안해 TNA-α를 억제할 수 있는 약물인 휴미라를 치매 연구에 활용했다. 아밀로이드 베타·타우 단백질은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 알 수 없는 이유로 쌓이는 독성 물질로 뇌세포를 공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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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상된 신경세포 회복 → 인지능력 향상
김옥준 교수 연구팀은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뇌에서 학습·기억을 담당하는 양측 해마에 아밀로이드 베타를 주입해 기억력을 크게 감소시켰다. 연구팀은 실험용 쥐를 아밀로이드 베타 투여군과 아밀로이드 베타와 휴미라 투여군, 정상 뇌를 가진 대조군으로 나눠 행동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기억 능력을 측정하는 모리스 수중 미로 검사에서 휴미라 투여군은 투여 후 기억력이 46%에서 64%로 호전되는 것을 확인했다.
모리스 수중 미로는 물이 든 수조에서 물을 피할 수 있는 섬을 찾는 데 걸린 시간을 측정해 인지능력을 측정하는 방법이다. Y형 미로를 이용해 공간 인지능력을 측정하는 검사에서도 아밀로이드 베타로 감퇴한 기억력이 20%가량 호전됐다.
휴미라 투여군에서는 뇌 인지능력을 떨어뜨리는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75% 감소했다. 또 아밀로이드 베타 생성의 원인이 되는 효소(BACE1)와 단백질(APP)이 각각 66%, 20% 감소했다. 신경염증 반응은 60% 억제됐다.
손상된 신경세포는 23% 회복됐으며 뇌유래신경성장인자(BDNF)가 261% 증가했다. 김옥준 교수는 “널리 사용되고 있는 류머티즘 치료제인 휴미라가 알츠하이머 치매에도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치매 치료뿐 아니라 파킨슨이나 뇌 손상 등 난치성 뇌 질환에도 응용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는 세포 치료 분야 국제학술지인 ‘사이토테라피(Cytotherapy)’ 최근호에 실렸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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