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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기금 적립금이 이달 들어 700조원을 돌파했다. 국내총생산(GDP)의 37%에 달하는 규모다. 이는 1988년 국민연금 도입 이후 31년 만이다.

8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 적립금은 지난 4일 기준으로 701조2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말 638조8000억원보다 62조4000억원이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국민 계정의 기준연도를 2010년에서 2015년으로 개편하면서 확정한 지난해 우리나라 명목 국내총생산 1893조원의 37%에 달한다. 지난 5일 기준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 시가총액(272조5000억원)의 2.57배 수준이다.

지난 4월 기준 기금의 운용수익률은 6.81%였다. 기금 설치 이후 올해 4월까지 연평균 누적 수익률은 5.40%, 누적 운용수익금은 337조3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체 적립금의 절반가량이 기금 운용 이익인 셈이다.

1988년 1월 국민연금 출범 때 5300억원에 불과했던 적립금은 2013년 427조원, 2015년 512조3000억원, 2017년 621조7000억원, 2018년 638조8000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이달 들어 701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제4차 국민연금 장기재정 추계결과를 보면 국민연금 적립금은 앞으로 계속 늘어나 2041년에 1778조원으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적립금은 보험료율 9%의 현행 제도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저출산과 인구 고령화, 경제성장률 둔화로 2042년부터 적자로 돌아서고 2057년에는 소진될 것으로 추산됐다.

이렇게 국민연금 재정에 '빨간불'이 켜지고 후세대의 부담 증가가 가시화되자 보건복지부는 보험료율을 현행 9%로 유지하거나, 기초연금을 40만원으로 인상, 보험료율을 12% 혹은 13%로 올리는 방안을 담은 국민연금 정부 개편안을 발표하고 지난해 말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국회가 정상 운영되지 못하면서 이에 대한 논의는 지난 5월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중단된 이후 지금껏 논의 테이블에 올라오지 못한 상태다.

[디지털뉴스국 유정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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