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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미중 무역전쟁 1년… G2 경제 '디커플링'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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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사회과학원 전문가 "美中 경제 분리 현실 가능성…이웃국과 경제협력 확대해야" 시진핑 "미중 디커플링 원치않아…트럼프도 원치않을것 " 왕치산 "中 발전 세계와 뗄래야 뗄 수 없어, 세계 발전도 마찬가지"

미·중간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전 세계 주요 2개국(G2) 경제 '디커플링(탈동조화)'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중국 내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6일(현지시각) 중국 베이징 인민대학교에서 열린 한 심포지엄에서도 미·중 경제 디커플링을 둘러싼 논의가 주를 이뤘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리샹양 중국 사회과학원 아시아태평양 및 글로벌 전략연구원 원장은 이날 심포지엄에서 “미·중 양국이 무역통상 이외 여러 분야에서 충돌하고 있다"며 "G2 경제 분리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을 글로벌 가치사슬(벨류체인)에서 몰아내려 하고 있다며 G2 경제 디커플링이 이론적으로 완전히 현실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이것이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기 위한 미국의 '전략적 협박'으로, 최악의 경우 중국이 전 세계에서 고립될 가능성도 제시했다.

리 원장은 디커플링을 막기 위해 중국이 다른 서방국, 개발도상국과 경제 협력을 확대하고,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춤으로써 미·중 무역전쟁 불확실성을 상쇄시켜야 한다는 데 중국 내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류칭 중국 인민대 교수도 "무역전쟁을 이유로 일부 선진국이나 신흥경제국에서 산업체인내 중국 공급업체를 다른 국가 업체로 대체하고 있다"며 중국 지도부가 국제 관계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호소했다.

왕샤오쑹 중국 인민대 교수도 "중국은 미국과의 관계를 전략적 차원으로 봐야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만약 무역전쟁에 따른 관세가 철회되지 않으면 중국 경제성장률을 1.3% 포인트 끌어내릴 것으로 우려했다.

쑨제 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 연구원은 미·중간 경쟁 구도가 한번의 합의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과의 디커플링 가능성에 대비해 중국이 아시아 이웃국과 더 협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7월 6일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지 벌써 1년이 흘렀다. 당시 미국은 34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했고, 이에 맞서 중국 상무부도 동등한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며 반격했다. 미국은 현재까지 네 차례에 걸쳐 총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한 것은 물론, 중국 하이테크 기업과 거래를 금지하는 등 대중 제재 조치를 쏟아냈다. 사실상 미·중간 경쟁이 무역통상 영역에서만 그치지 않고 기술, 안보로까지 확산되며, 신(新) 냉전 시대가 도래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미·중 양국이 무역전쟁으로 입은 피해 규모도 어마어마하다. 7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미·중 양국이 지난해 7월부터 관세 전쟁을 시작하며 올해 4월까지 10개월간 입은 손실은 총 410억 달러(48조31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했다.

최근 미·중 양국이 무역전쟁 '휴전'을 선언하고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지만 이견이 커서 최종 합의까지 갈 길이 먼 만큼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미·중 경제의 디커플링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힘을 얻고 있는 게 사실이다. 실제로 미·중 무역전쟁 속 글로벌 기업들의 중국 탈출이 벌써 가시화하고 있다. 애플, 휴렛팩커드(HP), 델, 마이크로소프트(MS), 소니 등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밖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기존의 '세계의 공장'으로 불렸던 중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중국 지도부가 나서서 디커플링에 대한 경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달 러시아를 방문한 자리에서 중국과 미국의 디커플링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나의 친구' 트럼프도 그것을 원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는 매우 위험하고 무책임한 주장"이라며 "상호 협력 윈윈이라는 미·중관계의 본질에 어긋나는 시대에 걸맞지 않는 주장으로 절대 지지 받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왕치산(王岐山) 중국 국가부주석도 8일 중국 칭화대에서 열린 세계평화포럼 개막식에서 "중국의 발전은 전 세계와 뗄래야 뗄 수 없고, 전 세계 발전도 중국과 뗄래야 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내에서도 미·중 관계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미국의 유명학자들과 외교정책 전문가, 기업체 대표 100명도 지난 3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미·중 경제 디커플링이 미국과 글로벌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아주경제

미중 무역전쟁.



배인선 기자 baeinsun@ajunews.com

배인선 baeins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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