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린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에서 윤 후보자가 물을 마시고 있다. 홍인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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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선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뇌물수수 혐의 사건에 윤 후보자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도마에 오르는 등 도덕성 검증이 이어졌다. 여당은 “후보자와 무관한 정치 공세”라고 후보자를 엄호하면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겨냥한 공세로 맞불을 놨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윤 전 서장이 2012년 경찰 수사를 받을 때 윤 후보자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출신 후배인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해줬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윤 후보자가 각별히 친한 후배 검사인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의 친형인 윤 전 서장과 막역한 사이였다는 점 때문에 오래 전부터 오르내린 의혹이었다.
윤 후보자는 “이 변호사는 저보다 윤대진 검사와 훨씬 친하다. 제가 이 변호사를 소개했다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 변호사가 윤 전 서장에게 ‘윤석열 선배한테 소개 받은 변호사’라고 쓴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는 언론 보도에도 “(보도가) 부정확한 것 같다”고 반박했다. 윤 후보자의 단호한 부인에도 의혹은 가라앉지 않았다. 의혹을 입증할 결정적 폭로가 조만간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도 이날 종일 오르내렸다. 만에 하나 윤 후보자가 위증을 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 그가 상처를 입는 것은 물론이고 집권 하반기 사법 개혁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도 흐트러지게 된다.
윤 후보자는 자신과 윤 전 서장, 후배 검사들이 골프 회동을 가졌다는 경찰 첩보와 관련해선 “윤 전 서장과 골프를 한두 번 친 기억은 있지만 2010년 대검 중수2과장으로 간 뒤로는 골프채를 후배에게 줘서 골프채가 없다”고 역시 부인했다. 야권의 질긴 공세에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청문회인지, 윤우진 청문회인지 모르겠다”(송기헌 의원)고 엄호했다. 같은 당 김종민 의원은 “당시 법무장관이었던 황교안 대표를 증인으로 불러 물어보라”며 반격했다.
여당은 황교안 대표의 삼성 떡값 수수 의혹을 제기하며 맞불을 놓기도 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2007년 삼성 전 법무팀장인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촉발된 삼성비자금 사건 수사에 참여한 윤 후보자를 상대로 황 대표가 삼성의 관리 대상이 맞냐고 질의했다. 하지만 윤 후보자는 김 전 변호사가 검찰에 제출했다는 떡값 관련 문건에 대해 “본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야당은 적폐 청산 수사 중 발생한 피의자 사망 사건을 언급하는 등 윤 후보자의 아픈 부분을 건드렸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2017년 11월 국가정보원의 검찰 댓글 수사 방해 사건으로 수사를 받던 고(故) 변창훈 검사의 투신 사망을 거론하며 “윤 후보자는 정말 잔인한 사람”이라고 직격했다. 침통한 표정의 윤 후보자는 손까지 떨면서 “정말 하고 싶지 않던 수사였다. 정말 그랬다”면서 “상가는 못 갔지만 한 달 동안 앓아 누웠다”고 했다.
야당은 “윤 후보자가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고 편파 수사를 한다”는 공세도 폈다. 한국당 소속인 여상규 국회법제사법위원장은 “한국당이 현 정권 인사를 고소ㆍ고발한 사건 104건 중 4건만 검찰이 처리했고, 100건은 불기소하거나 수사를 하지 않고 있다”며 “반면 청와대 하명 사건을 보면 별건 수사나 표적수사를 일삼고 끝까지 파헤쳐 해결해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고맙게 생각하느냐”고 꼬집었다. 윤 후보자는 “(고맙다기보다는) 부담이 된다”며 “어려운 일이 산적해 있는데 중심을 잡고 잘 헤쳐나가야 한다는 부담”이라고 답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김의정 인턴기자
정영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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