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현 심의위원들, 김상곤 前장관이 임명…대부분 교육감 결정 따를듯
상산고 이달·서울은 내달 최종결과 발표…법정 공방으로 이어질 듯
(연합뉴스 PG) |
(세종=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9일 서울 자율형사립고 8곳이 무더기로 지정취소 결정을 받으면서 올해 평가 대상 24개 자사고 중 11곳이 지정취소 위기에 놓였다.
이제 관심은 최종 결정권을 쥔 교육부로 향하고 있다.
교육계는 박근혜 정부 때인 5년 전 교육부가 교육청의 지정취소 결정을 직권취소하면서 '자사고 보호'에 나섰던 것과는 달리 올해는 대체로 교육청 평가대로 지정취소 결정에 동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교육부는 일단 "시·도 교육청이 청문 절차를 완료한 후 지정취소 동의를 요청하면, 법령에 의거한 절차에 따라 최대한 신속히 동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다.
그러나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이 문재인 대통령 공약이자 현 정부의 국정과제인 만큼 교육부가 대다수의 지정취소 신청에 동의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의 경우 이명박 정부 때 자사고가 너무 급속하게 늘어나, 우수한 학생이 집중되면서 고등학교가 서열화되고 교육 시스템 전반이 왜곡됐다"고 비판한 바 있다.
교육부는 각 교육청이 청문을 거쳐 지정취소결정에 동의를 요청하면 '특수목적고등학교 등 지정위원회'를 열어 심의한다.
장관 자문위인 지정위는 교육부 장관이 지명한 교육부 공무원과 장관이 위촉한 교육계 인사로 구성된다.
이번에 지정취소 여부를 심의할 2기 지정위원 10명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인 2017년 9월에 2년 임기를 시작했다. 이들을 지명·위촉한 김상곤 당시 교육부 장관은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공약을 설계한 주역이다.
그런 만큼 김 전 장관이 '자사고 일반고 전환'에 기본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인사들로 위원회를 채웠을 거라는 게 자사고 쪽이 우려하는 지점이다.
또 교육부가 '교육 자치 강화'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교육감들의 자사고 지정취소 결정을 정부가 나서서 부동의하는 것도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교육위 전체회의 참석한 유은혜 교육부 장관과 김승환 전북교육감 |
다만 일부 자사고들이 재지정 평가의 세부지표 등이 부당했다고 크게 반발하는 만큼 일부 학교는 선별적으로 '기사회생'할 가능성도 있다.
교육부가 정책을 관철하려는 의지가 있더라도 평가 지표나 절차에서 객관적으로 부정할 수 없는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되는 경우 추후 법적 다툼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교육감 손을 들어주기가 어려울 거라는 관측이다.
특히 상산고의 경우 전북교육청만 기준점을 다른 교육청보다 10점 높은 80점으로 잡은 상황에서 79.61점을 받으면서 형평성 및 절차적 부당성 논란이 거센 상태다.
교육부는 상산고의 지정취소 동의 여부는 이달 중 발표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안산동산고와 해운대고도 전날 상산고와 함께 청문 절차가 끝난 상황이라 교육청이 바로 지정취소 동의를 요청하면 상산고와 비슷한 시기 결정이 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자사고의 경우 청문 절차 등을 고려하면 일러야 8월 중순에 교육부의 동의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개각도 변수로 언급된다. 이달말로 예상되는 개각에서 유은혜 부총리의 교체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만약 개각 대상에 유 부총리가 포함되면 교육부 장관은 8월 중 바뀌게 돼 교육부 발표가 미뤄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9월6일까지 각 자사고가 내년도 입시전형 계획을 발표해야 하는 만큼 그전에는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
교육부가 어떤 결과를 내놓든 법정 다툼은 불가피해보인다.
교육부가 지정취소에 동의하면 해당 학교가 행정소송 등으로 대응하고 반대로 교육부가 부동의하면 해당 교육청이 권한쟁의심판 등을 청구할 전망이다.
hy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