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트 "'10월 말 브렉시트' 약속 못지키면 사퇴할 것인가" 존슨에 압박
존슨도 헌트 비판…"명확한 브렉시트 날짜 제시 못 하는 패배주의자"
영국 ITV 토론에 참석한 존슨(왼쪽)과 헌트 [신화=연합뉴스] |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집권 보수당 당대표 후보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과 제러미 헌트 현 외무장관이 TV 토론에서 브렉시트(Brexit) 등 현안을 놓고 격돌했다.
10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존슨과 헌트는 보수당 대표 후보가 2명으로 좁혀진 뒤 처음으로 전날 ITV가 주최한 TV 토론에 참석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존슨이 차기 대표로 유력한 가운데 헌트는 이날 토론에서 존슨을 따라잡기 위해 공격적인 질문을 잇따라 던졌다.
헌트는 유럽연합(EU)이 근거 없이 자신들을 모욕한 사람과 (브렉시트) 협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오는 10월 31일 브렉시트를 단행하지 못하면 사퇴할 것인지를 존슨에게 물었다.
존슨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10월 말 EU를 탈퇴하겠다고 수 차례 밝혀왔다.
존슨은 그러나 10월 말 브렉시트를 단행하지 못하면 사퇴하겠다고 약속할 경우 EU의 손아귀에서 놀아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존슨은 "브렉시트를 연기한다고 해서 합의에 도달하지는 못한다"면서 "우리가 10월 31일 EU에서 탈퇴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EU가 내 사임을 끌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드러내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헌트는 존슨이 나라 전체보다는 자신이 총리가 되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존슨은 헌트가 명확한 브렉시트 일자를 제시하지 못하는 점을 지적했다.
존슨은 "언제가 데드라인인가?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가 데드라인이면 도움이 되나"라며 "확고한 데드라인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은 전적으로 패배주의적이다"라고 말했다.
영국 ITV 토론에 참석한 존슨(왼쪽)과 헌트 [EPA=연합뉴스] |
헌트는 존슨이 밝힌 소득세 감세 계획에 대해서도 공격을 가했다.
앞서 존슨 전 장관은 세율 40%가 적용되는 소득 기준점을 연간 5만 파운드(약 7천400만원)에서 8만 파운드(1억2천만원)로 높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헌트는 "우리 당이 부자들을 위한 당이 아니라는 점을 사람들에게 확신시키기 위해 일생을 보냈다"면서 "만약 당신이 발표하는 첫 번째 감세가 부자들을 위한 것이라면 이는 우리 당에 대한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은 그러나 소득 기준점 상향 조정은 여러 가지 감세 패키지의 일환으로, 저소득층을 위한 조치도 포함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양측은 이날 토론에서 북아일랜드 낙태 및 동성결혼 허용 여부, 히스로 공항 제3 활주로 건설 등과 관련해서도 토론을 벌였다.
이번 토론은 16만명의 보수당원들이 당대표 선출을 위한 투표용지를 배달받은 뒤에 열렸다.
보수당원들은 오는 22일까지 우편투표를 통해 두 명의 후보 중 한 명에게 표를 던지게 되며, 오는 23일 신임 보수당 대표가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임 보수당 대표는 테리사 메이 총리로부터 영국 총리직을 승계하게 된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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